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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칼 대신 면도날을 사용 했고요.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그 소녀는 눈 밑에 면도날을 가로로 대고 꾹 눌렀어요…만약
영상이 녹화된 자료이고 등장인물이 확실한 미성년자로 보인다면 영상을 내리기 전에 일단 외국 사무소에 있는 아동 보호 부서로 보내야 해..(p.97)
거대한 플랫폼 하청 회사 ‘헥사’에
근무하는 케일리. 동료나 상사에 의한 스트레스가 없어 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을 통제당하고 자신의 업무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안되며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그 어떤 것도 회사에 반입할 수 없다. 하는 일은
하루 500개의 클립을 확인하고 평가하며 매뉴얼대로 처리하는 것. 규정에
따라 영상에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반하는 것을 지워 나간다. 유머, 교육
애매한 기준으로 인해 영상을 보고 평가해야 컷오프를 알게 되므로 본의 아니게 영상을 시청하게 된다. 앞서
말한 자해, 테러와 살인 영상, 고어, 성폭력 적인 행동과 선정적인 묘사, 그리고 폭력 등 이런 게시물을
시청하다가 케일리와 동료들은 누군가 쫓아오며 겁박, 폭력, 살인을
당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다. 결국에 이들은 정신분열과 같은 스트레스에 자해와 이상행동을 하여
하청을 준 거대 플랫폼 회사를 고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현실과 가상을 경계짓지 못하고 광기로 잠식해간다.
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의혹은 모함일까, 음모일까. 우리에게
도덕과 사회적 기준을 묻고 선악을 넘어 디지털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자극적인
영상과 사진들은 우리를 잠식하고 종국엔 좀비로 만드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국내
거대 플랫폼인 네이버가 한 해 하반기에만 4000만 건에 가까운 유해 게시물을 삭제했다. 스팸이나 홍보가 주를 이루었지만 욕설, 차별, 혐오, 청소년 유해, 불법
정보 등이 15%였다. AI가 그 유해성을 판단했는데 유해게시물이 600만건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추상성의 목적화로 게시물이 유해하다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므로 첨예한
부분은 아직도 인간이 그 필터링을 담당하고 있다. 소설을 내용처럼 이것을 사람들이 보고 필터링한다면
그 감수자들 또한 자해에 가까운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의식이 현실과 겹쳐 보이며
다른 피해자를 양상하기 전에 허구와 같은 소설이지만 디지털정보에 대한 위험의식의 자각이 필요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은 무상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북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