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키 호택 - 한국판 돈키호테 임택, 당나귀하고 산티아고
임택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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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장 800km에 달하는 순례길 산티아고.

종교적 이유, 자아에 대한 물음 찾기 등을 위한 큰 동기가 없었으므로 나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었을 때 그 호기심은 동하긴 하였다.

여행작가인 저자는 <마을버스로 세계여행>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유명인이었다. 그랬던 그가 청년과 중년층을 넘어 아이들에게도 그런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심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나이에 왜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에게 이상을 불어줄 여행동화가 없나라는 생각에 아이들과 가장 친근한 동물 당나귀와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동물에 대한 제약과 길이 보편화 되어 있지 않아 당나귀를 사랑하고 친근해 하는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동화 같은 여행을 하기 위해 순례길로 떠난다.

 국내에서 당나귀를 데리고 나가기는 여러 제약과 비용면에서 불가능해 현지의 농장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한 젊은이의 도움으로 여러 농장을 수소문한 결과 비용 받고 짐을 드는 당나귀를 렌트해주는 곳이 있는데 저자의 계획을 듣자 무상으로 제공하고 여러 편의를 봐주며 여행에 대한 어드바이스까지 해준다. 저자의 이름은 임택인데 택돌림, 돈키호테에서 펼쳐지는 무모한 이야기 주인공처럼 메스키(당나귀)의 이름은 동키 호택이 된다.

 발 걸음을 늦추면 그간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는 것일까. 그는 45일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81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순례길에 만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사와 삶을 엿보고 말이 안 통하지만 같이 여행하는 순례자 동키 호택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아니 많은 도움을 얻는다. 사람들은 과거에 당나귀로 여행하는 게 보편적이어서 친화적이고 우상시하며 사랑스러워 한다. 넓은 포도밭이 나타나면 마음껏 목을 적시고 가라 하며 경찰은 동물반입이 금지되었다 야영이 안된다 하지만 당나귀가 좋아하는 목초가 가득한 곳까지 에스코트 해준다. 저자는 자신에게 사람들이 호감으로 빵을 준 것 같았지만 알고 보니 이도 안 들어가는 마른 빵은 동키 호택을 위한 것이다. 아이들과 사람들의 환호에 어디서나 쉬어가게 해주며 와인, 우유, 치즈를 대접받고 그들에게 진심 어린 도움과 충고를 받는다. 반려견과 같은 동물보단 반려자와 같은 순례길의 일행으로 동키 호택과 800키로의 순례길은 그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고 한다. 많은 헤프닝과 사람들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 예상대로 되지 않는 삶의 축소판을 보여주듯 여행은 계속 되었다고 한다. 의도한 바와 달리 처음 시작의 욕심을 내려놓을 때쯤 동키 호택과 이별을 하고 깨달음을 바탕으로 여행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많은 유명세를 타고 현지인들의 뉴스에 올랐던 저자, 그런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사람들이 늘 했던 말이 있다. ‘천사를 만나지 만나지 않길 기도한다고’. 그 말을 이해 못한 저자였지만 나중에 깨닫게 된다. 순례길은 타인과의 속도를 비교하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 힘들면 쉬어 가듯 고통을 감수하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천사는 고통의 순간에 나타나는데 고통의 나락에 빠지지 말라고 말이다. 순례와 같이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며 깨달음을 얻고자, 인생의 진리를 찾고자 사람들은 산티아고의 순례길에 나서는 것이 아닐까. 인생과 닮아 있는 그 과정에 동키 호택이 있어 저자는 천사를 만나지 않고 좋은 인연으로 깨달음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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