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앤드 산문집 시리즈
이소연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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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쓸쓸하고 가난하고 높고 외로울 때

시인이 되는 것이다.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中에서.

 본 도서는 시인이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작가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여성이라 말하는 게 강압속에서 여성들 저마다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우리 시대 무수한 여성 시인들이 말했는데 젊은 여성이라는 표현이 희망적 뉘앙스의 단어였다고 한다. 왜냐면 그녀들이 개인적인 시적 성취를 살펴보면서도 여성 시인이란 범주안에서 사유해야 하는 것이 슬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말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장미는 장미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털어버리고 억압속에서도 젊은 여성 시인이 되고 싶어서 깊이 새겼다 한다.

 어린시절의 치기로 치부하기엔 생각나는 두려움과 상처가 있었다. 남성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같은 경험이 결코 페미니즘에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고 인정받고 싶었다. 삶의 만족을 얻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시였다. 사람들은 시인을 영혼의 스프를 갈구하는 현실의 가난한 이들을 떠올리지만 그녀에겐 정체성을 확인하고 매일 겪는 일상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감정과 경험의 표출을 넘어 사유하고 존재를 곱씹는 시는 문학을 넘어 그렇게 삶으로 전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스물 여덟 살에 아이를 두었다고 한다. 세 살의 아이가 한여름 보도를 걷다고 말했다고 한다. ‘엄마, 내 눈이 하얀색이 되어서 길이 하나도 안 보여.’ 모르는 어휘에 표현을 그렇게 했겠지만 아이의 말을 가르치다가 아이 마음에 흠집 날까 엄마도 아이의 시선으로 말했다고 한다. ‘햇빛 때문이구나?’ 그늘로 데려가자 아이는 엄마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한다. ‘엄마가 햇빛을 치워준 거야?’ 그 말을 듣자 울컥했다고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는 불가능하는 인식만 심어주는 상황들이 많았는데 아이는 진정 고마움 신뢰로 답했기 때문이다. 늘 할 수 없다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은 늘 할 수 있을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꿈꿨다고 한다. 햇빛을 피하게 해준 것 뿐인데 소박한 말로 자신감과 다채로운 세계의 감정을 선물하는 아이, 그녀는 그 순간이 시와 같았다고 한다. 자신의 세계로 데려가는 시보다 시 같은 아이, 배 속에 그런 아이를 품어 시인이 된 것 아닌가 회상하고 있다.

 심미적이고 많은 의미를 함축해야만 시가 아니다. 책의 표지 (매수전 작가의 윤슬’) 에는 구체적이며 형상화된 그림이 아니더라도 달큰하고 푸근한 색의 따스함과 세상을 포용하려는 마음이 있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고 한다. 반짝이며 빛나는 것을 인식하는 게 아닌 사소한 것에서 발견하고 심취하며 그 이상을 펼치는 게 시인이다. 풍광과 같은 자연의 장면이 경이감을 줘서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서 다양하게 장점만 보려 한다면 사람도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매개와 같은 도움을 시가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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