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위한 레시피 - 펜 대신 팬을 들다
조영학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기란 영원히 불가능하다. 교도관이 죄수를 위할 수는 있어도 함께 감옥 안에 들어가 죄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할 것은 여성의 마음이 아니라 세상이 여성들에게 편치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  (p.60)

 부상 당한 아내를 위해 남편이 부엌에 섰다. 저자의 추억엔 가정의 음식, 집밥에 대한 인식이 없지만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달리 보며 일선에 나서 아내들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쉽지는 않았지만 추억과 유대감이 늘었고 가정에는 행복이 가득해졌다. 그래서 저자는 감히 말한다. 남자가 부엌에 서면 가정의 행복과 평화가 깃든다고. 과거에는 상 남자(상차리는 남자)였지만 현재는 뷝덱(부엌데기)와 가족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해서 더욱 행복하다고..

 남편은 번역을, 와이프는 직장을 출근하며 가정에 충실하고 있다. 사소한 계기라지만 부족함과 미안함이 충만한 아내에게 가사라는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근데 어린 시절 친척을 도와 자취하며 요리해본 것이 다였는데 집안의 맛을 세우고 가풍을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30인분으로 불린 미역, 육수를 내기 위한 다시마국과 같은 실패. 그래도 저자는 인터넷 없던 시절 주변 모든 이들에게 레시피를 물어 칼 잡는 법부터 재료 손질하는 법 등, 다양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하고 자신만의 맛으로 만들어 낸다. 그리고 실수와 실험을 거쳐 아내의 미역국만은 손수 끓여주기 시작하고 요리는 늘면서 가족들의 요구는 늘어갔다고 한다. 감자탕, 나물밥, 된장, 고추장, 술 담기 등 어쩔 수 없어 한 일은 주변인들에 즐거움을 주고 자신도 행복해져 음식을 끊을 수가 없어졌다 한다. 그렇게 삶의 변곡점이 있었지만 음식솜씨가 늘어갈수록 아내는 웃음이 늘고 말수가 잦아지며 시름은 없어졌다고 한다. 음식이지만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구나 느꼈다고 한다.

 30년간 늘어가는 레시피와 더불어 욕심나는 식재료.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자급자족을 원하면서 욕심도 늘어갔지만 자연에 대한 삶도 충만해졌다고 한다. 늘 자신이 실수해도 정화하듯 원점에서 많은 것을 베풀어 주던 텃밭, 텃밭에서의 충실함은 자연과 같이 호흡하게 하고 노동이 아닌 조화를 통한 삶의 기쁨을 주었다고 한다. 시간과 노력, 철학이 깃들어줘야 보답하고 답하는 자연, 진정한 삶의 행복은 자신이 믿고 노력하는데 충만한 결실로 답하는 자연과 음식이 인생 최고의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 줬다고 한다.

 행복을 위한 레시피는 조화속에서 느끼며 소소하지만 만족과 행복을 인식하는 삶이 건실히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가족 서로 간의 이해와 추억이 가득한 삶을 보내고 싶다면 대단하지 않아도 노력하듯 자신의 결과물로 소통을 해간다면 삶은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책은 말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