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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회복 -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
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 김정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여성을 상대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적
폭력.
여성은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속하기에 특정 사회적 소수자를 상대로 행해지는 폭력은 ‘증오범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폭력은 성폭력, 가정폭력 등으로 폭넓게
분류 될 정도로 날이 갈수록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런데도 피해자는 사회적 관습에 강요당하며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제도의 문제라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 가부장제의 남성우월주의로 평등의 규칙은 무너지고
윤리공동체라 생각했던 제도권은 침묵과 종용으로 굴종을 강요하고 있으며 결과 여성들은 이런 사회적 무기력함에 학습되고 자기의 주권과 같은 주도성을
포기하며 수용하기에 이른다. 결과 사회는 이런 범죄는 합당 시 하는 폭력으로 이어지고 여성의 인권은
더욱 망가지고 있다.
하버드
의과 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1997년 ‘트라우마’라는 책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근친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이해를 돋구며 트라우마 치료에 관한
완벽에 가까운 정의를 내렸다. 트라우마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그 어떤 보상과 복수로는 충족될 수
없으며 가해자에게 범죄의 책임을 묻는 것은 피해자와 사회의 건강과 안녕에 이바지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프로이트이후에 가장 중요한 정신의학서라는 호평과 그녀의 일침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이런 폭력의 독재를 방관하며 과거의 관습에 의존하고 있다.
로지
맥머핸, 미국의 작가로 <운 좋은 딸: 화해의 회고> 책을 통해 아버지의 독재에 시달리는 학대와 윤리적
공동체로부터의 배신의 경험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술을 마시면 심한 성적학대와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늘 복종을 원했는데 여기서 그녀는 사람과 윤리적 공동체에 대해 배신을 느꼈다고 한다. 저항하며 방어해
주길 바랬던 어머니는 아버지의 편에서 서서 시키는 데로 했고 911에 신고했던 로지는 경찰의 출동에
안심 했지만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여동생이 얼굴에 피 칠갑을 할 정도로 폭행당해도 경찰은 아빠를 체포하지
않고 대화만 나누었다. 그리고 로지에게 아빠에게 잘하라 충고한다. 살기
위해 호소하자 경찰은 그런 그녀의 태도가 폭행을 부른 이유라고 그녀를 질책하고 떠난다.
오랜
세월동안 국가기관은 증거불층분 이라는 미명에 아버지와 가해자들의 규칙을 용납, 지지해왔다. 이로써 아이들은 몸으로 가부장제의 규칙을 학습하고 자신이 피해자가 되도 주변 친인척 조차 도움을 주지 않는
방관자가 되어 오히려 비난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렇듯 사회적 정의라는 제도와 인식이 오히려
피해자를 양성하고 그들을 벼랑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것이 몸에 각인된 체로 살아가며 트라우마로 남아
그들은 가해자의 처벌보단 정신치료를 원하고 다시금 가해자들의 자신들이 정당하다는 듯 새로운 가해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이것이 모순된 사회적 구조가 만드는 현실이고 그 이해차는 합당하는 미명 하에 더욱 깊어만 간다.
강간은 미국에서 심각한 범죄로 분류된다. 하지만 접수, 수사는 발발 5% 경우로 드물고 처벌과 기소 유죄의 인정은 거기서 5%의 확률로 더욱 힘들다. 윤리적 공동체인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데
피해자는 음지로 숨고 트라우마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오히려 피해자를 욕보이는 사회구조. 내가 아닌
누군가의 일이기보다 사회적 일원으로 윤리의식에 맞게 올바른 정의를 구축하는데 바른 목소리와 참여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야만 시대의 트라우마를 넘어 사회적 건강을 구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책은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