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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르토피아 - 진주의 기억과 풍경 그리고 산책자
김지율 지음 / 국학자료원 / 2024년 2월
평점 :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향의 공간 유토피아.
하지만 현실에는 유토피아와 같은 공간은 없다. 하지만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다르게 유토피아의 기능을 수행하며 존재하는 공간을 헤테로토피아라고 한다. ‘다른’ 이라는 뜻을 가진 헤테로스와 ‘공간’이라는 토포스가 합쳐진 단어 헤테로토피아. 유토피아적인 부분과 디스토피아적인부분이
섞인 우리 현실에 나만의 다른 공간이란 의미가 더 어울릴 것이다.
진주에서
태어나 시인으로 등단한 저자. 그녀에게 천년의 고도 ‘진주’는 그녀만의 아름다운 헤테로토피아라고 한다. 늘 과거의 기억이 머무는
것 같지만 변해가는 장소에서 새로이 태동하는 문화와 이상, 현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변화의 물길속에도 서로의 색채를 간직하며 자신의 삶을 고장에 투영시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가야때부터 신라의 도청에 해당하며 행정 중심지였던 진주, 조선시대에는 경상도 최대 도시로 일제강점기
초반까지 경상남도 도청의 소재지였다. 근현대 이전에는 교방 문화와 음식 문화가 흥행을 이루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남남북녀와는 다르게 진주 여성의 외모와 음식이 수려하여 ‘북평양, 남진주’라는 말이 있었다. 외세의
침략에 논개라는 호국충절이 나타난 이유이며 그 상징이 진주를 대표하며 남강과 그 유역이 유명해진 것도 이때문이다.
진주의
팔경은 저녁에 이를 때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진주성과 촉성루, 망진산과
봉수대, 비봉산, 월아산,
진양호 등 그 아름다운 절경으로 문학가와 시인들의 발상지가 되었으며 저자 또한 경관의 보존과 발상지의 근원을 통해, 역사, 문화, 지역, 음식의 진주를 말하고 있다. 소박하지만 정겹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들에 의해 지켜지는 진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천년의 고도라고 한다.
국립진주박물관
관장 ‘장상훈’
-진주는 중세 성곽도시의 경관을 잘 보존한 명소입니다. 촉석루가 1960년에 재건되고 성벽도 1970년에 재건되었지만 지자체의 노력과 시민들의 협조로 진주성 너머의 현대식 건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고도제한의 노력을 통해서 진주의 얼과 같은 경관을 살리려 노력했거든요.-
건축가
‘배길효’
-진주는 남강처럼 시간이 천천히 흘러서 좋습니다. 도시의 호흡이 차분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적당한 규모, 관심을 가지면
이웃의 얼굴이 보입니다. 서로 알고 객창감 느끼지 않아도 되는 도시가 진주입니다. –
흘러간
세월에 변해가는 거리, 과거에 없던 모습에 추억만이 상기되는데 그 속에서 자신의 색으로 진주의 모습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쓸쓸함의 정서나 그리움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과거에 머문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담지만 소중한 장소 ‘헤테로토피아’. 기행을 통해 자신을
향하는 추억이 가득하고 그 의미를 지탱하는 당신만의 헤테로토피아는 어디인가 책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