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워크 -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헬렌 헤스터.닉 서르닉 지음, 박다솜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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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결혼 통계를 보면 남성의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률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은 소득이 높으면 인기가 많고 월 150만원만 벌어도 혼인율은 올라간다고 한다. 높으면 높은 데로 맞벌이에 용이하고 낮으면 가정에서 전업주부로 생활을 해도 되기 때문이다. 요새 이슈가 되는 한국 출산율과 근본적인 비혼 현상을 설명하기엔 소득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 불편한 진실은 사회적 인식과 강요, 구조, 문화에 있으므로 불평등과 같은 요소 들에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에서 행해지는 노동을 재생산 노동이라고 한다. 육아와 청소, 요리 같은 가정관리가 주를 이루는데 여기서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가정용 스마트기계의 보급과 아파트 같은 거주시설 보급으로 재생산 노동에 여성이 할애하는 수고와 시간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역사학자 루스 슈워츠 코완이라는 사람은 코완의 역설이라는 현상을 이야기 한다. 187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노동을 절감시켜주는 장치의 보급으로 재생산 노동 시간이 줄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오히려 가사노동의 총량은 변하지 않았다고, 평균 주당 52시간에 56시간으로 변화가 없고 오히려 여성에게 더욱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과거의 가사는 가족, 자식, 친척, 하인 등 주변인들과 분담하여 업무를 줄였으나 장치의 보급화가 오롯이 여성에게만 가사를 편중 시켰고 하인산업의 공급 부족과 업무분담으로 아이는 학업에 전념하며 남편은 벌이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가정을 위한 소득을 벌어온다는 이유로 업무구분을 하는 관점이 남성은 주말에 휴식을 취하거나 취미생활을 하게 하지만 여성은 가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적 인식이 되었다. 실제로 한국여성은 남성보다 무보수 가사노동에 하루 세시간을 더 쓰고 있으며 1년으로 환산하면 42일을 남성보다 더 일하고 있다.

 기계의 보급이 편리를 가져오지 않았냐 하지만 오히려 노동은 몸에서 기계로 옮겨 왔을 뿐 세분화된 기계의 보급으로 여성은 요리에 더 할애해야 하고 청소는 단계별로 해야 한다. 아파트란 주거공간 더욱 여성의 편의를 돕지 않나 하지만 계획적인 동선배치와 구분은 여성의 편의보단 가사를 수월하게 하여 더욱 일을 늘리는 구조가 되었다. 이처럼 청결, 육아, 교육이라는 명목과 보편화된 문명의 이기들이 노동을 여성에게 가중시키고 있는데 책은 다양한 연구결과와 사례로 기술, 거주, 가족형태의 인식개선을 통해 탈노동에 이르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탈노동으로 여성의 자유를 보장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재생산 노동에 대한 인식과 실천적인 방법을 통해 자유의 영역을 넓히길 권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이 관습의 변화를 가져올 것을 말하며 대체적인 대안 공동 돌봄, 공공 호사, 시간 주권으로 그들의 권리를 세울 수 있다고 한다.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가 있을 때 일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야만 워크-라이프밸런스를 높일 수 있는데 책은 높아진 생산성과 자유적 가치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 깊이 생각해볼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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