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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여전히 - 안녕 폼페야!
조수빈 지음, 서세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겪고 있지 않다면
‘장애’라는 말과 현실의 무게는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겪는 일상의
불편함과 자신만 느끼는 현실속에서의 차별, 그리고 의식하게 되는 타인의 시선. 자신을 통해 고군분투하며 생활하는 가족들을 바라보면 어떤 마음만이 들 것인가 예상된다. 늘 고통과 두려움으로 그들의 일상은 불안이
가득할 것 같지만 자신의 불편함, 이해가 없는 세상속에서 꿋꿋이 긍정으로 생활하며 자신의 기록을 남기고
나아가는 이들이 있어 그들을 통해 위안을 받고 자신도 나아가곤 한다. 저자 또한 고통과 두려움으로 겪은
현실의 토로와 이해가 아닌 자신과 같은 일상을 보낼 어린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고자 펜을 들었다고 한다.
희귀신경근육질환인
‘폼페병’은 근육 속 글리코겐을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으로
근력이 감소하고 근육이 위축되며 호흡 부전과 심근병이 일어나 선천적인 경우 생후 6개월만에 사망에 이르고
만다. 4만명에 한 명꼴이라는 이 병은 한국에서 1280명정도를
환자로 추정하나 등록 환자수는 45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000명 정도가 진단을 받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
저자
또한 단순 발달지연과 같은 성장통 인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심장 문제와 백내장으로 인해 검사를 하게
되었고 결과 ‘폼페병’을 진단받기에 이른다. 다른 아이에 비해 몸을 가누는 것이 늦었는데 앉는 것을 18개월, 서는데 24개월, 걸음마가
36개월에 이루어질 정도로 근력이 약해 걷지 못할까 봐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더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자식에 대한 믿음으로 늦지만 언젠가는 걸을 수 있을 거라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성숙하지
못한 자아에 타인과 비교하며 부정만 가득할 것 같았으나 저자는 끼 많고 당당한 아이였다고 한다. 오히려
주변인들의 지나친 배려와 관심에 자신이 장애인이라서 안된다는 사회적 압박을 느꼈고 모든 것이 불가능 할 것이라 가르치는 것 같았다 한다. 하지만 저자가 늘 명심한 말은 “장애인이어도 괜찮아. 나는 남들과 다르지 않아. 나도 다 할 수 있어.” 였다고 한다.
하지만
근육의 퇴행에 관절은 힘을 받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아킬레스건 정형수술을 받게 된다. 어린시절 미치도록
불편하고 아팠던 경험은 선택의 소중함을 인생에 깊게 새겨줬다고 한다. 흐트러진 자세에 교정기를 하다
휘어 버린 척추측만증, 폐렴과 같은 증세에 호흡을 위한 기관절개 수술,
그로 인한 음식물 섭취가 아닌 영양소의 튜브로 공급. 누군가에게 당연한 하루가 그녀에겐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사투였으며 누군가는 신체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 중에 먹는 음식물들은 그녀에겐 하나의 관으로 내일을 살기위한 희망이었다고
한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먹을
수 있음에 늘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기도의 이물감, 의지대로 안되는 신체, 무기력, 자기혐오, 부모에 대한 죄책감만이 그녀를 지배했다고 한다. 그래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애정과 관심이 영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녀를 향한 긍정적 생각이 그녀
또한 긍정적으로 만들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세우며 삶을 지탱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인정하고
남은 남대로, 나는 나대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의 현실적인 감정도 투정도 아픔조차도 저자 앞에서는 하찮게 보인다. 늘 일상적인
것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잊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며 그녀가 걸어온 길이 자신과 비슷한 어린 환자들에게 자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줄까, 책을 통한 그녀의 결정과 의지가 느껴져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