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 -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전쟁의 승패를 갈랐던 화학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0
곽재식.김민영 지음, 김지혜 북디자이너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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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때 이해하기 힘들고 외워야만 했던 지루한 역사.

하지만 시선을 달리한다면 조금 쉽게 다가오는 것이 역사이다. 역사는 시간적 흐름에서 원인과 결과가 있고 합당한 인과관계에 의해 발생한 사건과 사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 역사적 사실속에서 과거의 사람들도 몰랐지만 경험으로 합당한 결과를 냈는데 그 과학적 원리가 화학 반응에 기인한 것이라면? 책은 어려웠던 역사가 흥미로운 화학반응을 통해 결과를 낸 것이라 이야기 하는데 화학을 통해 이면을 보면 진부한 전쟁사가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다.

 신라는 나당연합을 통해 백제와 고구려를 견제하려 했다. 하지만 백제가 멸망하고 고구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신라와 당나라의 연결고리인 북한산성을 공격한다. 역사에서는 포차 30대를 통해 공격했다 기록하는데 (포기를 준비해 돌을 던지는 기계) 이는 일종의 투석기라고 한다. 이 기계의 핵심은 당겨서 날리게 도움을 주는 밧줄의 새끼줄인데 강해야만 멀리 힘있게 날린다고 한다. 지푸라기를 꼬으면 수액이 나오고 포도당이 전분처럼 줄줄이 늘어 지그재그로 맞물려 셀룰로오스 성분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섬유소의 강도가 높아져 튼튼한 밧줄이 된다. 하지만 김유신이 이를 격파하는데 기도로 하늘의 기적이 일어나 승리했다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은 시기를 이용한 것이다. 때는 음력 5월로 장마철에 가까워 많은 비와 습기가 밧줄의 결속을 약하게 하고 벌레가 많이 생기는 때였다. 김유신이 제단을 만들어 기도했다 하는데 이는 시간을 벌어 때를 맞춘 것이라 말하고 있다.

 고려 말기, 권문세족과 신흥사대의 대립이 격화될 때 고려는 외세의 침범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공민왕은 반원정책의 일환으로 친명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명나라의 무리한 요구로 최영은 반발하고 요동정벌을 주장하게 된다. 하지만 명을 받은 이성계는 출격했다 사불가론을 내세우며 압록강 하류 위화도에서 회군하게 된다. 사불가론은 계절과 정세에 맞는 이유였는데 그 중하나가 활이 약해진다 였다. 이성계 하면 활을 대표적으로 잘 쏘는 장수로 회군의 이유 중 하나로 삼았다. 그리고 회군해 우왕과 최영을 잡고 조선을 세우게 된다. 당신 물소 뿔로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만드는 게 활이었는데 접착체와 같은 교, 장마철 수분이 들어가면 풀린다는 게 회군의 이유였다. 하지만 펩타이드, 케라틴, 미오글로빈 단백구조식을 보면 이들이 엉켜 열이 들어가면 풀릴 수 있으나 수분이 들어가면 느슨해 지긴 하지만 풀리지는 않는다. 탄성이 떨어지지만 자신의 특기로 내세우는 활을 핑계로 들어 회군을 합리화 했는데 애초 출진부터 조선 건국의 야욕이 있지 않았나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후삼국의 왕권과 견훤의 싸움에서 기마대를 활용한 싸움을 이야기 하는데 근섬유의 촉매로 화학을 이야기하고 일제 식민지 지배의 계기가 된 철제 함정의 화학식의 석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과 원리의 이해, 과거의 사람들은 과학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유수의 경험을 통해 전쟁에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역사를 썼다고 한다.

 생활에 밀접하고 모든 현상을 풀어 말할 수 있는 화학, 역사와 같은 인문과 융합하면 현상에 대한 이해와 원리의 지평을 넓혀주므로 융합적 사고를 통해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들여다 보면 그 이해를 높일 수 있다며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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