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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 였다.’
–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물질문명을 비판하듯
자급자족하면서 여유롭게 인간 스스로 노력에 자유로워질 수 있다 말한 데이비드 소로였다. 다른 의미에서
이지만 55년간 평원, 숲,
사막을 걸으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며 나아간 이가 있다. 현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
불리는 <배리 로페즈>.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풍광의 묘사, 주어진 것을 사랑하고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촉구하는 그의 에세이는 자연 세계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인간관계의 공감과 생명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토론토에 해리 시어라는 사람이 있었다. 외과 의사가 아닌 데도 맹장
수술을 집도하여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자격증에 관한 위조와 치료후 아이들 생식기 부위 수술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신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는 아동 성추행으로
잡혔으나 단기 복역 후 캘리포니아에서 음주재활 치료실을 차렸다. 저자는 레시다에서 이혼한 어머니와 동생과
살았는데 사촌의 치료차 시어의 치료소에 가게 된다. 시어는 전남편과의 돈문제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돕고
어머니는 호감을 가진다. 이를 계기로 시어는 집에 들르며 저자를 불러내고 성추행을 하기 시작한다. 4년간 성폭행을 하고 의사라는 지위로 동성애의 말로를 보여주며 너는 이제 치료가 필요하니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 것을 협박한다. 동생을 위해 어머니를 위해 참지만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는 의심하게 되고 시어는
저자를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고 한다. 새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밝힌 저자, 동생을 위해 참았는데 동생 또한 성폭력 피해자였음을 알게 된다. 피와
정액으로 오염된 몸, 남자로서의
가치 상실, 성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 어린아이였던 저자는 에세이를 통해 고백하고 고통하고 사유하는데
절망적인 순간에 현실의 일탈과 같은 여행, 자연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고 한다.
육지와
해양, 남극 다양한 장소의 풍경속에서 저자는 함축된 문장으로 경이로움을 담아내고 있다. 읽어버린 희망에 절망만이 가득했지만 자연속에서 강한 생명력에 삶의 목소리를 듣는다. 절망에 믿음을 걸고 상상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인간의 가치를 저버린
것에 대해 삶의 목적을 저버리지 말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확장하며 과거 잃어 버린 것에 대한 집착보다 다가올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행동으로
나설 것을, 그것으로 사랑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깨우친 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세상의 접점을 공유하며 연대하고 사람을 가슴 깊이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이야기 한다.
자신을
치유하고자 했던 여행에서 사랑과 같은 자연의 서정적인 면을 보게 되고 인류의 오만과 무지의 남용속에 자연은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과거 자신이 잃어버린 것처럼, 절망처럼 자연의 위기를 당연하다는
듯 순응하며 받아들이지 말고 사랑으로, 가능성으로 위대한 자연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