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방윤희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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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되면 불쌍한 새에게 먹이를 주자는 딸아이의 요청에 평소에 관심 없던 새를 깊게 들여다본다.

어릴 때는 자연과 생명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아 먹이도 주고 새로운 종류를 발견하면 기뻐하고 그랬는데 왜 관심이 무뎌 진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는 그 흔하던 참새가 보이지 않아도 비둘기조차 보기 힘들어도 별 이상현상이 아니라는 듯 무덤 하게 넘어가는 것이 세월이 흘러서 만은 아닐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있던 것들에, 자연스럽게 있던 것들의 소중함을 잃어갔고 자신의 삶이 힘들어 관심 없던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이에 물음에 답을 하려고 자연을 가르치려고 그 흔한 것들의 관찰에서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취미로 탐조를 한다고 말하면 수풀사이에서 거창한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 또한 탐조일 것이다.

 저자는 오래 키운 반려견의 죽음에 상실감으로 집에서 우울하게 보낸다. 하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을 찾아주는 새들을 보게 되는데 이들의 피딩과 관찰을 통해 자신의 삶이 치유 받음을 느끼게 된다. 서로 다른 모습과 개체, 작은 생명이지만 자신만의 개성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이 상실감에 깃든 무기력을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짝을 만나 새끼를 키우고 천적과 비바람을 피할 둥지를 만들며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털갈이를 하고 새끼를 떠나 보내는 모습은 우리네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다만 천적과 먹이, 가혹한 환경이 항시 생사의 기로에 서게 하는 것은 우리보다 더 가혹한데 이 과정이 저자에게 많은 것을 일깨웠다고 한다. 다리를 잃은 동고비, 독립 시키려다 새끼를 잃은 물까치, 다른 새들의 먹이를 먹어 치우는 맷비둘기, 군집성으로 작은 자신을 보호하는 참새, 둥지 지으려 가지를 물고 왔다 저자가 주는 먹이에 나뭇가지를 놓고 가는 어치 등, 다양한 모습들에 걱정과 불안이 잠시 어리었지만 그 감정은 새들을 보는 저자의 마음에 불안이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자연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이 관여는 그들을 더욱 나약하게 하고 걱정과 관계없이 그들은 꿋꿋하게 나아가고 있다. 새들의 호기심과 흥미에 시작한 탐조였지만 저자의 삶을 상처의 감정에서 벗어나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성실하게 살아야 겠다 마음 다잡게 했다고 한다. 시련이 있어도 삶이 계속되는 만큼 자신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므로.

 사람의 삶만 힘든 것이 아닌 자연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도 나름의 시련과 고충이 있을 것이다. 관찰을 떠나 자신을 잊고 마음 다잡게 하며 삶의 겸허함을 배우게 하는 자연의 신비, 당신도 경험하고 싶다면 가까운 데서 시작할 수 있는 탐조를 해 볼 것을 책은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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