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평점 :
선과
악을 구분하여 이율배반적 선택을 한다면 인간은 행복할 수 있을까.
1886년 출간된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책에는 사람의 이중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저자의 의지가 담겨있는데 이는 시대에 대한
이중성, 양면성을 반영하고 있다. 당시 빅토리아 시대는 상업혁명으로
경제 발전, 과학과 무역의 시대라 불리는 화려한 영국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런던도시의 거리는 이중성을 드러내듯 낮에는 활기차고 사람들이 부산했지만 밤에는 음침하고 우울한 범죄자의 소굴 같은 곳이었다. 무역의 중심이자 화려한 경제 강국이었던 영국은 제국주의 표본이었고 사람들은 교양과 화려한 문화를 자랑한 것
같지만 위선으로 얼룩진 사회였다. 저자는 이런 사회문화상을 ‘지킬
박사’ 를 통해 부각시키려 했다. 도덕적인 듯 하지만 위선적이며, 억압적인 규범의 사회속에 ‘지킬’
박사는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하이드’는
악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살인과 폭력의 쾌락적인 삶은 추구하는 하이드를 내면에서 지켜보며 욕망한
지킬은 상류층의 모순적인 삶과 영국 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의 상징이었다.
덕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존경받는 의사 지킬. 겉으로는 모범적, 지적이며
우아하게 보이지만 그는 마음속에 참을 수 없는 충동과 같은 악이 있었다.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며 자신을
억압한 그는 내면의 부도덕한 악마를 표출하기 위해 자기가 만든 약을 먹고 또 하나의 자아를 만들어 욕망을 해소하려 한다. 그래서 지킬은 자신에게 선함을 하이드에겐 악함 만을 남기려 했지만 나중엔 자아의 혼돈이 오고 주체와 분신에
대한 역할이 바뀌지 않게 된다. 자신의 변화를 감지한 지킬은 친한 변호사 어터슨에게 유언장을 쓰고 자신의
변화에 대처하려 한다. 그러나 선을 잠식하듯 악의 욕망은 커지고 활기찬 낯과는 다른 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그는 살인은 저지르게 된다. 지킬은 변화하는 자신을 감당하지 못해 은둔하기 시작하고 어터슨은 하이드가
지킬을 협박하거나 해쳤다고 생각하여 닫힌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다. 어터슨은 자살한 하이드를 발견하고
지킬의 편지를 발견한다. 이후 래니언의 편지와 지킬의 편지를 통해 하이드의 전모를 알게 된다.
기존의 ‘지킬 앤 하이드’는 섬뜩하기 보다는 인간의 번뇌와 고통, 욕망과 유혹의 좌절한 인간의 군상을 독백하듯이 말하여 뮤지컬처럼 인물의 긴장감이 심각하게는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본 도서는 크로테스크한 그림으로 삽화에 적절한 미사여구가 어우러져 그 공포와 같은 심각함에 긴장을 더하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씨’ 클래식 리이매진드의 기획, 원문 이상의 몰입과 같은 현실감이 고전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다른 세계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