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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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의라는 무분별한 보도.

언론기자들에게 보도에 대한 윤리가 있냐고 묻자면 자신들의 본업 보도에 대해 충실이 임하는 것이자 국민들의 알권리에 입각하여 사실을 전파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건, 사고로 인한 비극과 같은 현실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사회정의를 위해서 보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보도는 편향적인 시선이 아니더라도 한 쪽의 입장만 대변하여 사회적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고 알 권리를 자극적인 영상과 글로 사람들에게 이런 범죄도 있고 미미한 처벌에 사회적 도덕을 왜곡시키며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도에 나온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충격과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하여 사람들은 언론사 의도대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부천 초등학생 시신훼손 관련사건 보도시, 언론사들은 사건을 묘사하고자 범죄를 적나라하게 기술을 했다. 모진 매질에 죽어간 아이, 부모는 옆에서 치킨을 먹고 시체에서 썩는 냄새가 나자 욕실로 옮겨 부위를 절단하며 변기와 쓰레기통에 버려 유기, 머리는 냉장고에 보관, 냄새 방지를 위해 청국장을 끓였다는 은폐한 행위. 신문윤리위원회에서는 잔인한 범죄를 적나라하게 기술하여 건전한 윤리의식을 훼손하고 선정적인 주제를 민감하게 다루지 않고 호도했다 하여 신문의 공익성과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경고와 제재를 가했다.

 어느 아파트에서 화재가 났다. 큰 사건, 사고는 아니였지만 화재의 원인을 언론사들은 파헤치기 시작했고 그 원인으로 아파트 미화원을 지목했다. 충분한 쉴 공간없이 바람조차 안 통하는 지하에서 선풍기 하나로 더위를 식히고 변기가 옆에 있는데 음식을 먹는 사람들, 세수대야 하나로 씻고 다니는 사람들. 언론은 그들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공분을 자극하고 시청률 위해 실상을 가감없이 보도를 했지만 미화원들은 입주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쉴터가 화재의 원인이었는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쉴 공간을 개별 건물로 마련해 주었고 정해진 시간에 쉬어도 돈만 받고 쉬기만 한다고 주민들은 분개했다. 언론은 선의라는 명목에 실상폭로와 인터뷰를 과감하게 내보내고 그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해야만 했을까?

 

누군가에게는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보다 당장 자기 집 앞에서 죽어가는 다람쥐가 더 큰 관심사일 수 있다.’ - 메타의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

 사람들은 자신의 내재된 욕구와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자극적인 소식에 이끌린다. 그런 심리에 대응하듯 언론들은 사실적인 묘사를 넘어 자극적인 문구, 글귀, 영상, 사진에만 집중한다. 좋아요와 구독, 화재성 뉴스들은 알고리즘을 생성하게 되어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자극적인 뉴스만을 권하게 된다. 결과 공적인 개선, 부정과 부패의 근절이 아닌 사회적인 이념과 이슈만을 만들어 내고 있다. 페미니즘, 지역간의 대립조성, 정치적 조장, 탈북민에 대한 편향, 성폭력 범죄, 사회운동 희생자 등 우리의 알고자, 개선하고자 하는 욕망이 오히려 사회를 고통, 결핍으로 얼룩지게 하고 있다. 언론과 같은 보도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닌 우리의 태도와 소통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책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린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성찰하고 바뀌길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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