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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게 말을 걸다
김교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평점 :
관심은 있지만 깊게는 빠질 수 없었던 문화생활의
한 부분 명화.
화가들은 자신의 관점으로 보이는 세상에 답을 묻고 답하듯이 아름다운 작품들로 자신을 대변했다. 하지만 이런 명화들을 보면 대중들은 시대적 찬미에 동조하여 당시의 고충이나 작가의 감정이나 의도를 반영하지
않고 무조건 찬양 했다. 본 도서는 도슨트와 같이 명화를 이야기하지만 그 명화내면에서 화가들의 감정과
의도를 발견하여 현대인의 방황스런 삶에 대안적인 길을 제시하며 위안과 격려로 성장해갈 수 있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어렵지 않은 명화의 해설과 주관적인 감정에서 보는 삶의 숭고함이 불안과 초조로 잠식해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안정시켜
줄 것이라며 말하며 명화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고 있다.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감자
추수를 위한 기도>의 작품을 보면 따스한 노란색물결의 색채와 해질녘의 황혼은 시골의 평화스러움과
종교에 대한 신앙적인 경건함이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두 부부가 평화로운 종소리에 일손을 멈추고 하는
기도는 사실이 아닌 비극적인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두 사람 발 아래 보이는 감자 바구니는 죽어 있는
아이를 담은 관 상자인데 양식이 떨어져 굶어 죽은 아이에 대한 명복을 비는 것이다. <이삭줍기>에서도 그렇다. 왠지 풍요로운 수확에 즐거움 같지만 현실은 수확이
다 된 땅에서 살기 위해 이삭을 줍는 것이다. 밀레는 시대의 비현실적인 부조리함을 담아 소신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자신도 예술혼 불태운 그림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자신이 없어 아이를 감자로, 종탑을
그려 죽음에 대한 애도를 종교에 대한 찬양으로 묘사했다. 왠지 사회적 고통을 일신의 이유로 관조하는듯
그래도 나아가야 한다 조소가 들리는 듯 한 작품들 이었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저자는 결혼 4년만에 남편을 보내고 눈앞에 현실에 무너졌다고 한다. 거대한 슬픔에 외롭고 초라한 나, 타인에게는 불행하지 않다rh 어필을 해야 하지만 속으로 삭히는 슬픔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작품에 묵묵히 자신들의 고통을 수반하고 나아가는 이들을 관념을 통해 생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통은
현재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남아있는 주변인들 위해 자아를 찾아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자신의 아이와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 그 감정의 이해, 단초에는 명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화가들의
기구한 삶도 명화에 녹아 있는데 우리는 그림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에 잡혀 그들이 녹혀낸 일생의 관점과 삶을 찰나로 말할려고 한 것이 아닐까. 삶과 교감하는 명화 <명화에게 말을 걸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