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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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카와 주샤 (메이지부터 쇼와 전쟁기까지 활약한 가부키 배우)

언제나 무대에서 어휘와 연기를 메타포로 말했다. “어디 까지가 생생한 행위이고 어디 부터가 연기인가, 현실과 연기와의 경계는 미묘하게 흔들린다. 허실피막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경계의 위험함이 있다.” 양쪽에 관계된 상반되는 일들, 삶과 죽음이 모호한 경지에도 허실피막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본 도서는 허실시라는 지방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괴담을 미스터리 소설로 담아내고 있다. 일정한 장소를 바탕으로 설화라는 요소를 가미하며 괴담이 주는 교훈과 허구의 본질을 다섯작가가 담아 내고 있다. 다소 개연성은 없지만 동네가 만들어내는 소문의 파악하고 나면 정체는 허실이고 누군가의 의도와 인과율에 의해 구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최애빵 구출 레시피.

일정한 시간만 되면 빵집에 특정 빵 앞에 귀신이 나타난다. 과거 신묘한 힘을 보여 허실시의 아이라 불리는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이 빵집을 사랑하여 빵집을 돕기 위해 실체를 파헤치자고 한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합리적인 의심으로 들여다보지만 실체는 빵의 모양과 이름이었는데 말 그대로 허실스러운 의뭉감을 자아내고 있다.

누구든 자신의 판단대로 타인을 본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똑 같은 대상이라도 어떠한 관점에서 어떠한 필터를 거쳐 보는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현상이 된다.’ (p.47)  

사굴기담.

복학을 위해 서울에 올라간 조카의 전화 속 건강 챙기라는 잔소리가 길어진다. 이모는 그런 조카가 걱정되어 산에 올라가 기도를 한다. 그러다 마주친 한 무당 패거리들. 허실시에는 괴담처럼 사람의 실종사건이 연이어 발생해서이다. 건물에 들어가는 것은 확인되지만 나오는 것은 확인 안되는 사람들. 건물주는 자신이 뱀의 저주받아 그런 것이라 여겨 전 무당인 주인공을 찾아온다. 물론 전해지는 괴담이 있지만 주인공은 의심을 품고 건물주를 찾아가 사건을 확신하게 된다. 의외로 저주가 아닌 사건 괴담속엔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이 개입 했음을 알게 된다.

형체도, 목적도 불분명한 신들은 기댈 곳 없는 사람이 찾게 되는 마지막 구제처였다.’ (p.141)

하나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괴담이야기의 앤솔로지. 허실시라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각개 다른 미스테리이지만 많은 인과관계에 따라 왜 그렇게 당연시 받아들이나 합리적인 독자의 의견을 묻고 있다. 설화와 같은 일들이 벌어진 이유는, 목적은, 합리적이면서 타당한 사유가 있던가, 누구의 입장에서 펼쳐진 사실 인가 등 다각적으로 미스터리를 해석하게 한다. 각기 다른 내용과 시점, 이해이지만 생각의 꼬리를 깊어질수록 더욱 미스터리하고 그것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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