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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ㅣ 클래식 라이브러리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현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평점 :
풍요로운 현실에 대한, 정체성 없이 방황하는 청년의 자화상을 그린 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작품을 표현하자만 떠오르는 말이다. 어둡고 불안한 세상속에서 내가 누구이고 세상의 타락은 무엇이 정의라 말하는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인간의 본질을 말하기에 표현은 냉소적이지만 누구보다 작위적인 현실을 생동감 있게 말하고 있다. 알면서 수동적으로 행해야 하는 현실의 모순에 대해 그의 문장은 부조리한 괴리를 말하지만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말하면 어울리지 않다 말하고 싶다.
다자이 오사무는 세 가지 수기로 자신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서문과 후기에는 체험담이지만 자신이 아닌 3자의 시점에서 묘사하고 있다.
너무나 부끄러운 인생을 살았습니다…(p.13) 첫 번째 수기
인생은 누군가에게 호소해도 처세에 강한 사람들의 논리에 져버리는 것 아닐까. 그게 인생이고 혈연과 정의를 집행하는 사람, 국가에도 우리는 져버린다.’ 의중의 말이 나온다. 논리는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에 주인공 요조는 너무 순수하여 적응하지 못한다. 계산적인 행동과 타인을 배려한 선행이라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의도의 위선을 이해하지 못하고 항상 남의 눈치를 보며 방탕한 삶을 고수함으로 이해 안되는 세상에 저항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후의 구애는 광대로 살아가는 것, 잔혹한 범죄를 목도하면서도 호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외침은 함구와 같이 고독하게 조용히사는 것이다.
두 번째 수기에서는 자신의 공포를 다스리기 위해 술과 담배, 매춘부, 좌익사상에 빠져든다. 이는급박하고 인간의 끝도 모를 추악한 공포와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니의 현실도피 수단이다. 하지만 마음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힘들자 하룻밤한 유부녀와 동반자살을 꿈꾸고 잡혀들어가지만 아버지 지인의 보증으로 석방된다.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 정신상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지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퇴학당한 후 잠시 친구의 집에 체류하는데 그와의 갈등 끝에 가출하게 된다. 여러 여성들과 파격적인 성관계를 맺고 절망의 끝에 달하게 되다가 잠시 호리키의 사상을 접하고 세상에 대한 경계를 누그러뜨리게 된다. 순진문구한 여성을 알고 결혼하여 잠시 동안의 행복을 얻게 된다. 세 번째 수기에 이르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려 하나 현실은 괴물과 같이 다가온다. 불안, 좌절, 고통으로 수면제를 통한 자살미수에 이르고 모르핀의 중독, 그것을 얻기 위한 약국부인과의 관계, 삶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종국엔 호리키가 요양을 핑계로 병원에 데리고 가지만 그 곳은 정신병원이었다.
그제서야 남들의 시선을 통해 미치광이인 줄 알게 된 요조는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확신하게 된다.
자화상과 같은 요조의 모습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 연약한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사회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로 성찰을 말하는 다자이 오사무지만 요조를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자책하는 것은 처절한 자기 구제의 변호와 같은 말로 의미되는데 이 자화상은 현실사회의 누구나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