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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2월
평점 :
만수예술단 일원인 고용희. 유일숙이란 예명을 쓰고 김일성 예술단으로 북한전역에서 공연을 했는데 예술단중에서도 눈에 띄어 김정일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2004년 유방암으로 사망하기까지 김정일과 동거를 하였고 자식으로는 정철과 정은, 여정이 태어났다. 일본에 관심이 많아 귀국선으로 북송동포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일조하였고 1991년 위조한 브라질 여권으로 일본의 김정철과 김정을 데리고 일본을 여행하기도 하였다. 김정은이 북한에 오락시설을 짓게 된 이유는 이 때 디즈니랜드를 방문과 같은 관광과 여행을 부족함 없이 만끽해서인데 고용희(일본이름 아유미)는 ‘그레타 박’이란 위조 신용카드를 썼다고 한다.
소설가 고호는 <악플러 수용소>, <노비 종친회>처럼 허구가 아닌 단편적인 사실면에 기인하여 사회적 어두움과 인간 내면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군함도에서 익히 보았듯이 태평양전쟁으로 조선인강제징용으로 살아돌아오지 못한 민족의 애환과 절규, 야스쿠니신사의 참배, 납북일본인의 처우와 간첩등에 대한 사회적현실을 어둡지만 소설에 호소하듯 다채롭게 엮어나가고 있다.
그레타박 사건의 수사로 은퇴한 형사(아키라)는 흥신소를 차려 아들과 운영하는데 아들은 불륜과 같은 가쉽으로 협박을 일삼고 아버지는 형사의 능력을 살려 국회위원들의 뒷조사와 같은 사회의 어둠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아들이 납치사건에 일조함을 알게 되는데 그 상대가 일본 왕실의 적통 아이코 공주임을 알게 되고 자신이 나서게 된다. 과거 동료 형사 히데오는 아들을 의심하게 되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아키라는 범인과 거래를 하려 한다. 범인인 문준기는 한국인인데 자신의 아버지가 할아버지 관련 문건을 보고 강제징용되어 갱도에서 생매장됨을 알고 사회적 공론화 일원으로 공주를 납치한다. 한국인 74명의 생매장은 문건으로 남겨졌지만 국가원수와 실무자만 아는 대외비였다. 납치한 준기는 국제사회의 이슈를 만들기 위해 공주를 납치했지만 공주의 협조로 조선인 행적을 통해 할아버지 유골을 찾아다니게 된다. 흥신소의 아키라는 준기에게 유골이 묻힌곳을 알려줄테니 1986년에 그레타 박 사건에 관련된 실종소녀 유리코를 찾으로 하는데.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그레타박의 사건과 강제징용 유골 반환의 관계는. 우리가 아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가족을 잃어본 사람은 그 마음을 잘 알거든. 처음엔 간절하다가, 나중엔 어딘가를 탓하고 싶어지다가, 다시 힘을 내다가, 결국엔 깊은 늪에 빠져 버리곤 하지.” (p.287)
첨예한 일본과의 관계. 연일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가 논란이다. 전범국가에게 면죄부와 유화적인 제스처라지만 과거를 잊었냐고. 이권이 부합하면 가능하다 국익에 도움이 되면 괜찮다들 하지만 우리에겐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었던 조선인 강제노동자가 죽어서도 무단으로 합사되어 야스쿠니 신사에 갇혀 있는 것을, 그 수가 2만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