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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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로맨스인 것 같으나 막상 열어보니 스릴러였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었을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복수였다. 기억은 왜곡되어 있지만 자신의 운명과 같은 사랑을 만나면서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닮아 있는 쌍둥이와 그녀들의 남자들. 그 계절이 도래하면 경험했던 추억을 회상하는데 기억할수록 운명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심장은 굴러떨어지고 열아홉 뜨겁던 열정이 막무가내로 네게로 달려갔어. 백열된 심장은 고장이 나버렸고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시름시름 앓던 나는 널 내 우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어...서문중에서

 

여주인공 혜선은 과거 무인도에서 추억을 회상하는데 그 기억은 아련한 추억과 달리 현실은 남편의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소시오패스 남편 고두홍은 친절한 남자, 상냥한 반려자라는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집에서는 아내 혜선에게 가스라이팅과 폭력, 욕설만이 전부이다. 고등학교시절 독서실 화재에서 구해줬다는 이유로 집에서는 인정을 받고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학시절은 피기도 전에 꺾였다.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나 아이는 빛을 보기도 전에 죽고 만다. 그 때부터일까 남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그러던 어느날 옆집에서 기르던 반려묘를 맡아주게 되고 고양이는 집에서 난도질 당한채 발견된다. 반려묘 주인과 남편에 대한 스트레스성 급성층수염으로 수술을 받게 되고 병원에서 추억의 남자를 조우하게 된다. 병원의 의사였던 그와 만남을 통해 그녀는 밝아지지만 남편의 괴롭힘과 집착은 더욱 심해진다. 그리고 18살 때 죽은 쌍둥이언니의 친구를 통해 언니는 스토킹을 심하게 당했다고 듣게 된다. 혜선은 늘 곁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의심되는데 의사와의 사랑은 겉잡을수 없이 커진다. KDH란 동일한 이니셜에 남편 고두홍과 의사 김도현의 이름이 교차되는데 남편은 광기에 젖어 과거의 사실을 이야기 한다. 혜선을 괴롭히고 쌍둥이자매와 같이 KDH의 운명도 교차되는데.. 살인과 복수, 사랑의 중간지점은. 그리고 악마같은 남편을 처리해줄 천사는 누구일까.

 

기억상실과 사랑. 로맨스에는 빠질수 없는 소재인데 비슷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의 집착과 광기의 스릴러로 그려내고 있다. 몽환적 분위기에 사랑을 그려내지만 빌라왕, 가정폭력 같은 현실적인 사회적 이슈도 이야기하며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이고 우리도 주변에 누구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과거의 현실을 마주하고 인정하는 순간 어느 계절에 기억했던 추억이 떠오르고 현실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소설에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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