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혐오자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인간혐오자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5
몰리에르 지음, 김혜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2월

이탈로 칼비는 <왜 고전을 읽는가>에서 고전은 인간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라 했다. 개인의 무의식속이나 집단의 무의식속에서 상상력으로 각인되어 기억속에 존재할 때 사람의 삶에 지대하면서 특별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했다. 공통적으로 인간의 삶과 본질에 선택의 기준과 나아가야 할 이정표가 되어주는 고전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으로 보일수 있지만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몰리에르의 <인간혐오자>는 표면적으로 남녀의 사랑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알세르트라는 인물을 통해 위선과 허위, 거짓으로 가득 찬 당대 지배층의 사교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권력이 보여주는 배신과 거짓은 사랑이라는 허울 좋은 표면적 관계를 넘어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고 해석되고 그로 인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저울질하는 이중적인 사교계의 환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무 살에 과부가 된 셀리멘, 젋은 나이와 미모를 갖춘 과부라는 요건으로 그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젊은 귀족들이 경합을 벌리는데 알세스트와 오롱트가 서로의 입장차에서 시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알세스트는 법원에 제소된다. 알세스트는 지속적인 구애를 셀리멘에게 보내지만 기만과 배신으로 타인의 사랑과 감정을 저울질 하는 그녀를 보고 환멸을 느끼게 된다. 입장과 상황에 모든 것을 떠나야 맞지만 알세스트는 도망가지 않고 판결을 받으려 하며 법원 판결에서 패소하더라도 악덕의 사례로 후세에 전해지길 원한다. 인간 본성의 타락을 저주하고 증오할수 있는 이유와 권리, 알세스트는 인간 혐오증이 갖는 당시의 사회를 부정하지만 진정한 인간 혐오증에 대해 우리의 위치는 입장은 어떤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인간 혐오, 타인을 믿지 못하거나 타인으로 인한 두려움은 역설적으로 자신에게 큰 분노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런 모순은 인간 혐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인간을 혐오한다는 것이 그런 자신 또한 혐오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것은 사회의 병적인 현상들이 표면화 되고 사람의 감정으로 표출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인간관계의 고찰, 고전문학인 <인간 혐오자>를 통한다면 근본적인 삶의 이해를 물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