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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광산에서 컴퓨터를 캡니다 - 중고 컴퓨터 시장의 판을 바꾸고 1등이 되기까지의 생존 전략과 성장 비법
최병진 지음 / 라온북 / 2022년 9월
평점 :
문 닫힌 집장촌, 어두운 굴다리를 지나면 하나둘씩 컴퓨터부품 관련 가게들이 보였다. 레트로 게임기를 취급하는 곳도 있고 개봉하지도 않은 해적판 DVD를 길거리에서 팔고 있었다. 유혹과 같은 이 골목 저 골목 해매다 보면 사람들이 필요한 것 있냐고 싸게 맞추어 준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가격에 사양을 이야기 하고 대충 합의를 보면 어디선가 부품을 가져와 눈앞에서 조립해주는데 왠지 사양은 좋지만 스티로폼이나 쿠킹호일에 싼 램을 볼때면 과연 정품인가 의심이 가곤 했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던 젊은 날의 용산이었다.
물론 정품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가격의 벽을 넘지 못해 가성비 좋은 물건을 찾아 용산으로 가곤 했다. 삼성의 데스크탑 완전체는 200만원 정도였는데 조립 컴퓨터를 하면 60-70만원에 맞출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활용과 같은 벌크단위의 부품에서 찾아 조립하는 것을 보면 중고품을 가져다 쓰는 것 같아 찝찝했다. 그리고 직원들은 처음엔 웃으면서 대했으나 AS를 물으면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게 용산이었다. 이게 용산의 시스템을 보면 기본적으로 느끼는 인식이고 사람들은 보통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방문했다. 하지만 이런 편견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중고를 넘어 사회적으로 리사이클에 동참하는 용산에서 탄생한 회사가 있었다. 리뉴올 PC. ‘나 혼자 산다’의 이시언씨 광고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회사이다. 지금은 공동 대표체제이지만 중소벤처이지만 회사를 세운 저자의 시작은 용산 밑바닥부터 시작되었다.
속어로 용산에서 근무하던 사람을 용팔이라고 불렀다. 여기 저기 뛰어다니면 부품을 수급하고 조립하는데 수금과 배달이 주 업무였다. 다른 가게의 허드렛일로 시작한 저자는 어느 정도 용산의 생태를 알자 독립을 시도한다. 계단밑 2평의 공간에서 초라하게 시작했으나 부품의 수급과 판매동향을 알고 쌀 때 구매 비싸게 판매등의 형식을 거듭하여 가게 규모를 키워간다. 그리고 cpu, ram, 그래픽카드등 부품을 확대하고 질 좋은 서비스와 물건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자 건강에 이상이 있어도 쉬는날 없이 발품을 팔았다. 규모를 키워가는 도중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컴퓨터의 수요가 떨어지는 듯 했으나 팬더믹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화상수업은 수요를 폭증시키고 고급사양이 아닌 평범한 성능을 찾는 소비자를 감지하여 중고컴퓨터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중고에 대한 인식은 비슷했고 수명이 있는 소모품으로 사람들은 생각하여 초반에 고전을 하나 재제조 과정에 투명한 브이로그처럼 공개를 하고 원가를 날마다 사람들에게 공시하여 신용을 쌓아갔다. 그리고 단순 중고가 아닌 리사이클에 대한 일환으로 지자체, 기업, 관공서의 구형컴퓨터나 태블릿을 낙찰받아 완벽한 검수 끝에 사용가능한 부품만을 남기고 재조립 리뉴올PC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유튜버의 공격, 중고로 이문을 남긴다는 의혹, 2-3년후 독립해서 나가는 직원들등 사람들의 인식은 과거 용산에 머물러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문적 인력의 활용, 용산을 떠난 물류센터의 구축, 가격이 공시와 출장매입, 외국과의 연계를 통한 수급조절등 회사의 규모를 500억대 매출의 중소기업으로 일구어 낸다. 규모의 경제로 리사이클에서 붐을 일으킨 저자는 회사가 비대해질수록 전사적 자원관리, 사내문화등을 구축하여 ESG기업으로 거듭 키워가고 있다. 성실함과 노력으로 일구어낸 사회적 기업, 저자의 실행력과 발끝으로 뛰는 꾸준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책을 통한다면 자신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고양될 것이다.
편견과 같은 사회적 인식속에서 그것도 레드오션속에서 그의 인간승리와 같은 각고의 노력이 돋보인다. 자신의 이해와 사회적 요구가 일치하는 회사 그 창립과정을 들여다 본다면 강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존전략과 성장 비법을 수립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