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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8월
평점 :
연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를 우리는 연쇄살인범이라 부른다.
그 동기는 다양하다. 어릴 때의 환경에 의해 사회에 대한 억압의 표출로 살인을 즐기는 자가 있고 성폭력의 쾌락에 빠져서 살인을 하는 경우, 금품등의 갈취를 위한 생존형 살인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살인을 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처음에는 살인과 동시에 두려움과 자괴감을 느끼지만 그 절망과 동시에 쾌락이란 욕망을 느끼므로 살인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 싶다.
사회의 빛과 어둠을 구분하는 기준은 없지만 자신에게 해가되고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그 상대를 어둠이라 지칭한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대상을 증오하게 되어 이런 불필요 증오와 분노에 상대가 없어졌으면 하는 상상을 한다. 이 책은 그런 사회적 어두움에서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살인의 기행을 이야기 한다.
주인공 종필은 언론에서 살인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누구나 완벽범죄는 없다라는 묵시적인 진리에 도전을 해보고 싶어 진다. 그 과정을 모색하는 방법을 묘사하지 않지만 그는 치밀하게 동선, 알리바이, 목격자, 살해방법, 도구, 시간, 장소등을 계획하여 살인을 계획하려고 청춘을 보낸다. 별다른 헤프닝 없이 일년넘게 살인의 계획으로 보내고 마침내 학교 교사에게 시험을 해보게 된다. 완전범죄와 같은 살인, 우리 곁에 존재하고 숨쉬던 사람이었지만 피 한방울, 사체도 없이 사라지게 되니 사람들은 실종으로 치부하고 헛소문만 만들어내며 사라짐에 익숙해진다. 계획대로 하니 진행과 과정이 수월했고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일도 없으며 사람들의 무관심에 주인공은 살인에 대해 관심을 접는다. 그렇게 청춘을 살인의 기획에 보내어 대학과 직장은 힘들어지고 공장에서 조립과 같은 단순 노동만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유일한 낙이 있다면 바에 가서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 것. 일주일을 일하고 술을 마시는 그 때 어느 여성이 접근한다. 종필은 거부하지만 여자는 여러번 접근하여 대화를 나누고 종필은 무덤덤하게 피하기만 한다. 그러다 여자의 남친이라는 남자가 와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구타를 하고 종필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복수로 다시금 찾아와 가혹한 구타를 한다. 종필은 그를 사회의 악으로 치부하고 살인을 결심하고 다시금 완벽한 살인을 이루어 낸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의 둘째 아들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애정도 없지만 체면치례로 살인할만한 인물들을 추려 죽여나간다. 종필은 외딴곳에서 회장의 폭력에 죽기 직전까지 가게 되는데 분위기는 단순 자식에 대한 애정이 아닌 살인에 궁금증으로 기인한 것을 알고 자신의 살인을 인정하게 된다. 증명을 위해 자신의 경호원을 살인해보라 하는데 종필은 정확한 계획하에 완벽하게 실행한다. 그의 살인 솜씨에 반한 회장은 40억이라는 거액을 제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살해해 주길 바란다. 선택의 여지 없는 종필은 받아 들이고 한 명씩 죽여나가는데 언론인, 거물급 정치인, 여자등을 죽여나간다. 돈은 받게 되지만 물욕이 없어 즐기지는 않고 생명에 위협을 느껴 계속 수락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검사가 접근을 하고 종필에게 다 알고 있다는 듯 다른 제안을 한다. 돈에 대한 욕망이 아닌 자신의 목숨에 대한 열망으로 계속된 선택을 해가는데... 그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모든 것을 통제하는가 그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 쾌락을 위한 살인이 아닌 살기위한 살인 아이러니한 인생의 모순이 펼쳐진다.
호기심으로 발현한 살인의 기술,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는 권력자들의 위선과 탐욕, 더러운 욕망이 즐기는 살인이 아닌 살기 위한 살인으로 주인공을 내몰고 있다. 과연 그들은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지 카타르시스와 희열의 살인이 아닌 다른 접근의 일탈이 우리 사회의 어둠을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