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전소현.이선우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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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사고는 고정관념이란 틀에 박혀있다. 25살의 여성이 바다에서 일한다면 사무직이나 크루즈 혹은 여성어부정도로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고 유리천장과 같이 편견과 오만 가득한 고정관념 우리의 사회에서 청춘을 내일의 과실로 알차게 여물게 하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뱃사람이고 직업은 선박기관사이다.

 

바다는 더 넓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P.294)

 

사람들에게 20대의 삶을 회고해보라 하면 비슷하게 대답할 것이다. 졸업, 군대, 취업준비 혹은 젊음이라는 객기에 방황했던 나날들. 하지만 주인공인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치열하고 지독하리만큼 진중하게 보냈다. 공부에 뜻을 두었으나 자신의 한계를 알고 진로를 바꾸어 한국해양대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군대와 같은 이론과 실습, 목숨을 담보로하는 일이기에 남녀 구분 없이 혹독하게 군대와 같은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해수부나 해양관광청 같은 편한 사무직이 아닌 선박기관사로 입사하게 된다. 홀로 여자였고 남자들 사이에서 LNG선을 타고 6개월 이상을 항해하는게 주된 일이었다. 흰작업복에 40도가 넘는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기계를 만져야 했고 롤링이 심한 배흔들림에서도 일상을 유지해야 했다

. 망치질과 같은 소음의 환경에서도 잠을 자야 했으며 노후화 된 시설에 변기가 막히면 뚫어서 얼굴로 받아내기 일쑤였다. 그래도 남자들사이에서 견뎌냈고 여자나 인간으로서 대우가 아닌 한 기관사로 대우 받고 싶어 했다. 그녀의 롤모델이었던 여성기관사가 12년만에 선장이 되자 그녀는 다시 목표를 잡아 미래를 향해 준비하고 있다. 해양선진국가인 영국과 일본에 가기 위해 시간을 아껴 외국어를 학습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건강을 관리하고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교양과 인문을 넓히기 위해 다독으로 뱃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택으로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모르지만 후회보단 희망과 설렘 가득찬 오늘의 하루하루를 건실히 보내고 있다.

 

저자와 주인공이 틀리지만 저자의 끝맺음말에 자괴감이 묻어 있다. 성장하며 나아가는 주인공의 20대는 어떻게 빛을 발할까 기대되고 충실한 나날의 그녀에 비해 자신의 20대의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고, 나 또한 읽고 난뒤 노력도 없이 선택의 후회만 있는 현재가 아닌가 깊은 공감이 갔다. 선택의 기로에서 불안과 초조함을 느낄 때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에세이 <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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