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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진상 - 인생의 비밀을 시로 묻고 에세이로 답하는 엉뚱한 단어사전
최성일 지음 / 성안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진상. 겉보기에 허름하고 질이 나쁜 물건을 속되게 이르는 말.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는 사물의 명명일뿐인가 아님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나. 저자는 다양한 감정적 의미에 붙여 음미해 보고 있다. 또 외래어와 같은 말들의 그 내면 추악함을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인생에는 어떤 성찰로 자리잡고 시선의 다양함은 위로와 격려로 마음 한구석의 불안을 지울수 있는 통쾌함으로 제시 하고 있다. 시로 상상과 의미를 부여하고 에세이로 대답하여 단어를 깊고 의미있게 들여다 보는 <단어의 진상> 곱씹어 본다.
시 - 지치고 힘든 너에게 줄 수 있는 선물 가장 얄팍한 선물 가장 값싼 위로...가장 고귀한 거짓말....박카스
에세이 –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된다면 , 이 터무늬 없는 마법의 힘을 끝까지 한 번 믿어 보고 싶다.
한 번도 의심해 본적도 없어서 그런것이지 마음속에 박카스는 활력제로 남아있다. 얄팍한 상술에 각인이 된것인가 아님 타우린의 효과를 봐서 인가. 박카스는 플라시보 이상의 효과를 준다. 그래서 사랑에 지치거나 업무강도에 지쳐도 육체가 피곤해도 박카스는 늘 그 자리에 있다. 그래서 마시는 것 이상의 의미, 늘 우리 마음의 위로제로 다가온다.
시 – 속이 쓰려오고 주저 앉고 싶지..쓰다고?..인생이 다 그런 거야.. 원래 쓴 거야...커피
에세이 – 고통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고통, 순간에 느껴지는 향기롭고 달달함...
희열마저 느껴지는 죽도록 못 잊을 그 쓴맛이 바로 그 대가다.
시기는 모르겠다. 언제부터 마시게 된 것인지. 쓰다는 가학으로 졸음과 정신집중이라는 핑계로 시작된거 같은데. 이제는 손에서 떼놓을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맛을 떠나 구분도 하고 다양한 종을 접함으로 음미까지 한다. 얼마나 어이 없는 시작에 그 결과까지. 실소가 나온다. 고통을 이겨내는 고통 나는 그 핑계로 검은 액체를 마시고 있다.
시 – 너의 낡고 헐렁한 양복 사이로 빛바랜 망토를 보았다. 너의 닳고 헤진 소매 틈으로
녹슨 무쇠 팔을 보았다.....그 날의 위대한 맹세는 알코올 속으로 날아가 버리고...지구를
구하고 말거라는...나는 알고야 말았다....슈퍼 히어로
에세이 –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펄럭이는 망토와 꿈틀거리는 무쇠 팔이 있다는 것을..
과거 어린시절의 한 페이지는 항상 슈퍼 히어로가 차지 하고 있다. 무쇠팔, 무쇠다리 레트로에 열광하고 다시금 수집하고 싶은 욕망속에 몰입하다보면 과거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 나의 몸을 보면 변화한 외형에 괴리를 느낀다.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몸은 달라졌는데 과거 추억에 울컥하다니. 술 먹고 다음날 되면 다시 아재로 돌아오겠지..
단어에 깊이 있는 의미를 둔 적 없는데 부여하니 오늘은 사물이 유쾌하게 달라 보인다. 단어로 규정 할수 없던 인생을 돌아보고 즐거움을 느끼며 소박하지만 따스한 위로의 한마디로 오늘을 가치있게 만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