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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태양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8월
평점 :
<한밤의 태양>은 9개의 시놉시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모음이다. 우리가 삶은 자신이 원하고 바라던데로 진행이 되는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버티어가며 어떻게 대처하며 위로를 받는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단편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과거를 생각때면 아련한 노스탤지어같은 경험들이 바쁜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풋풋함과 같은 느낌들로 우리 마음의 일기를 들추어 보게 한다.
-Ep.2 한밤의 태양
두 번째 단편에서 소개하는 ‘한밤의 태양’은 백야를 의미한다. 북유럽에서 밤에도 해가지지 않는 현상은 스웨덴 남자 제임스가 한국에 와서 사랑하는 이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의 일환이다. 부족하지 않은 가정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살려는 제임스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돌연 듯 한국으로 오게 된다. 판에 박힌 안정적인 일상이 주는 무료함보단 가치관과 다른 즐거움이 주는 한국 생활을 동경해서 이다. 그리고 어학당에서 지연과 좋은 만남을 가지던중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제임스는 항상 짐작으로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노력을 해왔지만 항상 자신을 이해하고 믿을 수 없었다. 그럴 때 일수록 예측조차 안되는 인생의 일들, 그러니 어떤일이 일어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그가 스웨덴을 떠나오기전 백야를 보며 느꼈던 감정들. 낯선땅에서 지연과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그는 부산에서 불꽃축제를 보며 백야와 같은 마음을 다진다. 불꽃 그것은 한밤의 태양과 같은 기억들로 ..
스웨덴의 여름에는 해가지지 않는 밤이 생겨요..
초저녁처럼 붉고 흐린 하늘이 밤 내내 이어지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그 시간에 대부분 잠을 자요.
태양이 떠 있어도, 밤이니까
밤에는, 자야 하니까. (P.65)
-Ep.9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서
가로수 이팝나무의 시선에 보는 두 사람의 이야기. 한 장발의 남자는 남들이 동년배들이 인생을 즐길때에도 생계를 위한 일에 여념이 없다. 그 장발이 그의 여유가 없음을 말한다. 하지만 그에겐 꿈이 있다. 바리스타가 되어 자신만의 가게를 갖는 것. 오늘도 일의 고단함과 피곤함을 이팝나무허리에 기대어 날려 보낸다. 반대편에는 인생의 재미와 목적이 없는 화려한 화장의 여자 통화를 하고 있다. 부유한 집에 태어나 주변의 의도대로 바쁘게 시키는 대로 살다 철이 들 무렵 거울의 비친 모습을 보니 수 많은 꿈이 허무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팝나무가 느끼는 보는 그들의 고민은 시간처럼 찰나에 가깝다. 이팝나무는 오랜세월을 통한 그들의 만남과 미래를 그려가는데 순간의 고통과 허무함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득히나 먼길을 밝은 빛과 희망으로 염원하며 살아가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공부던 여행이던 사랑이던 자신을 빛내게 해줄 것은 어서 시작해라는 독려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삶,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이룰 수 없는 삶, 그것은 또 어떤 의미 일까 (P.274)
항상 책을 읽기전 목차와 저자의 연혁을 먼저 본다. 근데 저자는 신체적인 불편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잃지 않고 인생을 마주본다 한다. 만약에 내용을 몰랐더라면 그녀가 경험한 듯 사실적이면서 따듯한 서정적 묘사를 단순히 지나쳤을 것이다. 읽을수록 그녀의 마음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안과 위로를 주기 바라는 듯 감수성을 얘기하는 소설집 ‘한밤의 태양’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