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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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대중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결집한 적이 있다. 과거의 오류와 불합리한 비판과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원하는 이상의 사회를 만들어줄것이라며 믿고 또 믿고 지내왔다. 하지만 묻고 싶다. 현실은 우리가 원하는데로 그려졌는가. 살기 좋고 모두가 평등하며 행복하냐고 말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읽어 봤던 내용이었지만 4년간 가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읽으니 읽는 내내 번지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우화 형식으로 풍자하는 동물농장은 체제에 대해 폐쇄성을 비판, 독재에 의한 언론의 통제, 유토피아를 만들고자 했던 동물들의 공동체 이상이 변질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주인인 존슨이 운영하는 메이너 농장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노예처럼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어느밤 꿈을 이야기하며 늙은 돼지 메이저가 동물들을 모아 놓고 연설을 한다. 주인의 야비함과 우리가 그리는 이상향을 가기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사리에 맞게 조목조목 설명을 할 때 마다 동물들은 분노한다. 주인의 먹이배급이 늦어지자 동물들은 분개하고 혁명을 일으킨다. <잉글랜드의 동물들> 혁명가 같은 노래를 부르며 평등한 동물사회를 구축하고자 규칙 제7계명을 세우기 시작한다. 인간과 동물의 특이점을 규정하고 비판하고자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라는데 방점을 두어 7계명을 만든다. 하지만 읽고 쓸줄 아는 지식층이라는 계급이 권력을 잡고 동물들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이런 돼지사회에서도 쿠테타가 일어나고 돼지 나폴레옹이 기존 지도자 돼지 스노볼을 몰아내고 동물농장을 장악한다. 동물들은 소문에 현혹되고 거짓정보에 속으며 이전지도자보다 악독한 나폴레옹은 더 심한 노동의 착취와 취약한 배급을 거듭한다. 그러던중 나폴레옹에 도움되게 7계명을 수정하는데 안되는 일에 적당히라는 수식어를 넣거나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느 동물은 더 평등하다라는 말로 같은종 지도층의 이권을 추구해간다. 체제에 의심을 가지면 모함으로 제거하며 믿고 따르던 동물도 늙으면 고기와 가죽으로 바꾸어 위스키를 사서 향락을 즐긴다. 인간들과 거래를 하고 오히려 인간들이 이 체제를 부러워하며 교류하기 시작하는 연회가 열리는데 누가 인간이고 누가 돼지인지 구분이 안가는 장면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 준다.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인 볼셰비키 혁명 스탈린 집권까지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레닌이 평등한 만민들 위한 사회건설을 주장하며 사회주의 기반을 이루었다면 스탈린은 레닌을 기만하고 권력을 잡아 가혹한 공산주의 체제를 만든다. 누가 누구를 묘사하는지 모르지만 단순한 이상에 기대어 혁명을 해도 군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가 없으면 혁명을 단일독재체제로 실패한다는 교훈이다.

 

내가 읽으며 내내 실소를 금치 못한 것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잘못으로 비롯된 과거를 비판하며 희망에 가득한 미래를 제시했지만 현재는 과거보다 더욱나아진게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기사가 올라오면 금방 사라지고 사람들은 지역감정까지 내세우며 대립하고 본인의 실수에는 관대하고 항상 누군가에 대한 탓이 있기 때문이다. 잘 하겠지 믿고 지낸 안주와 나태함이 본질적인 사회변화와 개선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동물농장>같은 블랙유머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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