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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결국,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합니다.
429p.
완벽한 엄마란 무엇인가. 누가 완벽함을 규정했는가. 분명 뉴욕의 여성들이 주인공인데,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면서 우울했다.
분명 준비된 부모에게 찾아온 아이는 축복이자 즐거움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란 존재는 새로운 생명이 내 몸에 자리잡고 성장해 하나의 인격체로 품에서 떠나갈 때까지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 책임을 부여받는다. 주변의 모든 이들은 임신을 축복이라 부르며 모성이라는 감옥 안에 여성들을 옥죈다. 임신과 출산은 물론 여성만이 겪어야 하는 굴레지만, 출산 이후의 호르몬 변화에 적응도 하기 전에 엄마로써의 삶을 강요받는 것이다.
5월의 엄마들은 사실 모두의 숨겨진 과거가 있고 사연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때문이고, 불행히도 그 아이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점차 커다란 불안으로 치닫는다.
엄마라는 이유로 완벽한 육아를 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는 언론들과 마치 그 방법과 다르다면 불량 엄마의 프레임을 씌우는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이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는가. 모유수유를 완벽히 하지 않아도, 아이의 성장이 또래들과 완전히 같지 않아도,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완벽하지 않아도, 가족의 구성원이 다른 가족과 조금 다르더라도 충분히 올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소설 속에는 여성이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모든 고통이 담겨있다. 엄마라는 이유로 씌워지는 프레밍 뿐만 아니라 아내로서, 어린 여성으로서 경험해야 했던 많은 편견과 고통이 그려진다.
그루밍 성폭행, 부적절한 관계에서 결국 꽃뱀으로 몰리는 어린 여성, 싱글맘에 대한 편견, 산후우울증, 출산 이후 남편이 요구하는 성관계, 산후우울증, 원치 않는 임신, 경력단절 등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거나 고민할 법한 사회적 이슈가 담겨있다.
출산은 축복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모든 책임만이 엄마에게 지워져서는 안된다. 결국,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야기다.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만큼 완벽하진 않지만 완성되어가는 엄마도 함께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