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만 좋은 건 아니에요. 왜 다들 천연만 찾는지 모르겠어. 몸에 안 좋은 천연도 많아요. 인위적이라고 나쁜 것도 아니고.179p.우리는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고 배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죽하면 여성과 남성을 화성과 금성에 비교했을까. 물론 여성과 남성은 태초의 시작부터 다르다. XX냐 XY냐에 따라 우리는 다른 외형을 가지고 태어난다.우리는 이 다른 단 하나의 염색체에 집중해 다름을 인정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나머지 36개의 동일한 염색체는 망각하고 만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고, 동일한 염색체의 갯수가 훨씬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구와 생리작용의 대부분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때가 되면 배가고프고, 밤이 되면 잠이 오며, 소화가 완료된 찌꺼기들은 배설해야한다. 그와 동일하게 우리는 종족 번식에 대한 욕구도 갖고 있다. 이건 여성이냐 남성이냐의 구분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욕구다. 이 책은 그 개념을 일깨워줬다. 이왕이면 생리를 안겪어본 남성들이 꼭 읽으면 좋겠다.세상에 오천명의 여성이 있다면 이 오천명은 각자 다 다른 생리를 겪는다. 매달 겪기도하고, 매달 못해서 힘들기도하고, 한번도 하지못하기도 하는 이 지긋지긋한 생리는 여성의 삶에 커다란 족쇄가 되기도 한다. 세상에 이렇게 통쾌하고 적나라한 생리일기라니. 생리라는 것이 한달 중에 일주일을 피만 흘리는 행위가 아니라 일정기간의 주기를 갖고 지속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이러한 과정이 당연하고 숭고한 희생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준다. 당장의 삶의 질과도 직결될 정도로 영향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면서 얼마나 많은 프레임을 여성들에게 씌워왔는가. 읽는 내내 어딘가 불편했던건 나도 사회가 만든 편견에 갇혀있었단 뜻이기도 하겠지.. 우리는 배탈이 나거나 감기에 걸리면 당연히 나의 상태를 누군가와 공유하고 배려받는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당당하게 생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고사하고 PMS로 힘들 때도 극심한 생리통에 고통받을때도, 무엇때문에 아프고 힘든지를 입밖으로 낼 수 없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모두가 같진 않지만 모두 비슷하게 불편함을 갖고있다. 우리는 다르다고 편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상황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아직도 우리는 생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편견에 사로잡혀 나의 몸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안다. 우리는 잘못을 한 것도,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하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데, 뭐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