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사과의 마음 - 테마소설 멜랑콜리 다산책방 테마소설
최민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절한 사람들, 아름다운 골목, 맛있는 음식, 좋은 날씨. 행복하기에 충분한 조건 속에서도 그러나 마음은 때때로 가라앉았어.
-59p
🍃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 속에서도 문득문득 다가오는 우울함이 있다. 만남의 끝에는 이별이 있고, 이별은 마음 속에 생채기를 남긴다. 그리고 그 생채기를 건드리는 무언가를 만나면 우리는 어둠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시간을 켜켜이 쌓아가며 살아간다. 그 쌓인 시간에 사이사이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녹아들어간다.
그리고 문득 어느 날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 한 귀퉁이에 꽂힌 사진을 보면서, 잘려진 파운드케이크의 단면을 보면서, 수영장에서 나던 락스의 음습한 향취를 맡을 때 그 기억의 한 귀퉁이도 함께 떠오르게 된다.

왜 우리는 이별을 실감하면 아파야하는 것일까. 문득 생각해본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결국 생채기가 남고, 고통은 깨달음을 남기지만, 그 위에 딱지가 앉아도 우리는 때때로 그것은 즐거운 기억이면서도 그 한쪽 귀퉁이엔 서글픔이 묻어나기도 한다. 내가 기억하는 우울함 속의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남겨질까. 안타까움일까 서글픔일까 죄책감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리커버 에디션)
마크 베코프 지음, 장호연 옮김, 최재천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꼬리는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 보여주는 멋진 지표이며, 걸음걸이, 귀의 위치, 자세, 얼굴 표정, 발성, 냄새 등 수많은 다른 신호들과 결합해서 사용될 때가 많다. 이런 것들의 결합은 복합 신호를 이루고, 개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250p

나의 반려견과 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책.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사람 간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종은 다르지만 이제 하나의 가족이 되는 사이에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대상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기 위해 더 알아가기 위한 노력이 느껴진다.

개와 인간이 함께 살아온 인생은 생각보다 더 깊은 역사를 바탕으로 둔다. 산업화와 가족구성의 다양성이 많아지면서 반려견을 가족으로 들이는 가정이 많이 늘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반려견에게 바라는 한마디가 "아파"라는 단어라고들 한다. 함께해 온 역사는 길지만 그만큼 서로 간의 통하지 않는 안타까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많겠지만, 적어도 함께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서로가 쌓아가는 시간동안 만들어갈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만은 모두가 같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잘 몰라서 이들이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지 모른다. 위한다는 마음으로 행한 행동이 되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자료가 정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함께 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시간 동안 서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공유할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덕일의 한국통사 - 다시 찾는 7,000년 우리 역사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종은 한자를 없애고 정음으로 대체하기 위해 훈민정음을 만든 것도 아니었다. 세종은 동아시아의 보편 문자인 한자와 훈민정음의 공존을 추구했다.(중략) 이는 우리 민족이 하나의 문장 안에서 표의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한글을 상호충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민족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42p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고들 한다. 나에게 역사란 시험을 위해 알아야만 하는 어려운 과목이었지 한번도 즐겁게 배워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7천년이란 긴 시간동안 한반도에 자리를 잡았던 나라들과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두 안다는 것은 사실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 곳의 역사를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나의 뿌리를 알아야 우리의 미래도 알 수 있는 것이니까.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동안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참 많은 갈등과 역사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최근 인상깊게 보았던 공연의 배경이 되었던 시기를 중점적으로 보게 됐는데,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모든 이들의 평등한 삶을 위해 노력했을 것이란 나의 믿음과 다르게 세종대왕이 엄청난 계급주의자였다는 것. 되려 이 부분에서는 선왕인 태종대왕이 더 편견이 적었달까. 내가 알고있던 세종대왕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는데, 그 배경을 알게되니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7000년이라는 시간을 책 한권에 함축해 넣는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책이 무척이나 두꺼워 읽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무엇보다 역사를 담은 책이다보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만을 담아내고자 했다는 것도. 처음부터 다 읽겠다는 욕심을 내기 보다는 순서에 상관 없이 내가 관심이 생기는 시기를 한번한번 들춰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습관은 더 나은 삶을 이끈다. 단지 생산성의 차원만이 아니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불안을 낳고 또 다슨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삶은 금세 헝클어진다. (중략) 습관적 마음은 철저하게 무관심한 마음이다. 이 마음은 인생의 과제를 올바른 위치에 정렬시킨다. 그리고 권한을 위임한다.

239p

새해 첫 책으로 정말 제격의 책이다.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의 선택을 나의 의지로 해왔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행동이나 삶의 규칙 등을 만드는 것 역시.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미 내 안에 내제되어있는 내가 선택한 무의식이 만들어낸 선택이라면 나를 바꾸는 것은 조금 더 근본적인 곳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겠지.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내 뇌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말이 어찌 보면 쌩뚱맞게 생각되겠지만 나의 삶은 내가 경험해온 기억들이 쌓이고, 내가 갖고있는 나만의 특성이 모여져 만들어진다. 당연히 같은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가족이라도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 이러한 특성을 인정하고, 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바로 습관의 재생산인 것이 아닐까.

작심삼일의 새해다짐을 늘 후회했던 삶이 내 의지가 약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었을 뿐. 그렇다면, 올 한해의 나는 새해를 맞아 내 안의 43퍼센트의 가능성 찾아야겠다. 한번에 변하지 않는다고 조급하거나 초조해하지도 않고 천천히 나를 바라보고 보듬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케스트라는 앙상블이 생명이다. 나만 잘하려고 하면 무리하게 되고, 무리하면 앙상블이 깨지기 쉽다. 노련한 연주자가 먼저 수비하듯 상대방을 받아주고, 들어주고, 배려해주면 자연스럽게 앙상블이 이루어진다.

189p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일이다. 어찌보면 가장 가깝지만 또 어찌보면 그렇기에 가장 먼 사이가 가족이 아닐까 싶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의 두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간다는 것. 아버지가 닦아둔 길에 아들은 또 다른 색으로 함께 걷는다는 것은 의미가 깊은 일이겠지.



금수현이라는 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분인데, 한글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이신 분이셔서 그런지 짧은 글들에 바른 우리말을 쓰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많이 남겨두셨구나.

이야기들이 길지 않아서 읽기 쉬웠고, 그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있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재밌었다. 딱딱한 음악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더욱 정감갔던 이야기들.



금난새 지휘자는 고등학생 시절 쉽게 클래식을 알려주는 공연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 그 당시 공연을 보면서 이야기를 참 쉽게 풀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반은 삶의 정말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연륜이 아니었을까.

다양한 공연에서의 에피소드들이 담긴 글과 사진을 보니 그 때의 유쾌한 공연이 생각났다. 그 많은 시간동안 함께 음악이라는 길을 걸으며 나누었을 이야기와 추억이 얼마나 많을까.



아버지가 쓴 글을 모아서 자신의 기억 속 아버지의 모습까지 담아서 낸 책. 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이를 사는 아들은 어떤 마음으로 아버지를 추억하게 될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