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들링 1 - 마지막 하나 엔들링 1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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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심심해, 엄마. 재미있게 놀고 싶어. 꼬리잡기도 하고 싶고 새로운 것도 배우고 싶어. 그리고 용감하게 모험도 하고 싶어."
"서둘러서 용감해질 필요는 없어."
엄마가 부드럽게 말했다.
"뭐든 서두를 필요 없단다."]

끝이라는 것만큼 잔인한 말이 또 있을까. 대가족 사이에서 몸이 약한 막내로 살던 빅스는 자신이 종족의 미래를 결정지을 엔들링이 될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을까. 책 제목과 같은 엔들링은 크게 세개의 의미를 내포한다.

1. 하나의 종족 또는 경우에 따라서 그보다 규모가 작은 종족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존재.
2. 하나의 종족이 멸종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행사:이별식
3. (비공식적) 불행이 예상되고나 무모한 원정에 나선 사람.

애석하게도 빅스는 이 모든 의미의 엔들링이 되어 모험을 떠난다. 네다라 제국의 마지막 데언족으로 진실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과거에는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만이 가족인 줄로만 알던 엔들링은 이번 모험을 통해 위빅족의 토블, 인간인 카라, 벨리벳족인 갬블러 등과 새로운 가족의 범위를 넓혀나간다.

네다라 제국의 데언, 인간, 랍티돈, 펠리벳, 테라만트, 니티테 이 여섯 종족은 각자의 역할을 하며 조화롭게 살아왔다. 각자가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를 유지하던 세계가 붕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누군가의 욕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과도한 욕심은 진실을 외면하고 이익을 위해 또 다른 나쁜 짓을 하기 마련이다.

읽는 내내 인간이 기술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자행한 일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되돌아보게 했다. 인류는 어느순간 지구의 주인인 양 무분별한 발전과 오염을 일으켰고, 그 결과 많은 동물들이 멸종됐거나, 사실상 멸종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미 진행된 멸종은 자연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들은 끊임없이 희망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이들이 가진 무기는 순수한 진실이다. 그렇기에 2부로 이어질 이들의 모험이 더욱 기대된다.

#엔들링 #마지막하나 #캐서린애플게이트 #가람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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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도키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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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때라도 미래를 느낄 수 있어. 아무리 짧은 인생이어도, 설령 한순간이라 해도 살아 있다는 실감만 있으면 미래는 있어. 잘 들어. 내일만이 미래가 아냐. 그건 마음 속에 있어. 그것만 있으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어.]

17살의 나이에 죽을 것을 알지만, 아이 낳기를 결정한 부부. 아들의 임종을 앞둔 아내에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건넨 남편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17살의 도키오가 23살의 다쿠미를 만나러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남자 다쿠미는 레이코가 유전적으로 가진 질병으로 결혼을 고민할 때도, 임신한 아이를 낳아도 될지 걱정할 때도 믿음을 주고 옆에서 기다려준 성실한 남편이다. 사실 여기에서부터 나는 작은 함정에 빠졌던 것 같다. 23살의 다쿠미가 같은 인물일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남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믿는 철없는 20대의 프리터. 짧게 많은 일들을 해봤다는 것이 마치 자신의 자산이라고 착각하고 살지만 성실하게 노동을 하는 것이 바보같다고 믿으며 쉽게 커다란 한방을 꿈꾸는 철없는 20대. 여자친구에게 빌붙어 살지만 가진 것은 자존심과 허세뿐인 사람.

그런 그에게 먼 친척이라며 도키오가 나타난다. 도키오의 등장과 동시에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아 헤메이는 과정이 스펙타클했다. 가난으로 버림받았다는 상처로 첫페이지를 시작한 순간 마지막페이지를 보고야 말았으니까.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더이상 생소한 소재는 아니었다. 최근 읽은 곰탕이라는 소설이 생각나는 비슷한 이야기였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시기의 나의 부모를 만난다는 것은 결국 많은 이들이 가진 호기심이라는 것일까. 생소하지 않은 구성임에도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그 사이를 채우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기 때문이겠지.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작가가 참 넓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끝나가던 시기의 청년들의 삶,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그당시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는지, 이 산업을 그 당시에도 얼마나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바뀌지 않는 미래라는 것.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미래는 변화하지 않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작용해 변화한 미래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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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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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진화야. 인간들은 다르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자기와 다른 인간을 배척하게 돼  있어. 하지만 야생에서는 달라야만 서로 존중을 받지. 거기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야. 사는 곳도 다르고 먹이도 다르고 천적도 다르고, 서로 다른 존재들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야."

-144p '지도중독' 중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담긴 책.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이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평균 이하의 취급을 받는 사람에 가까울 것 같다. 사회적으로 우리는 얼마나 세세히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을 주변인이라 칭하며 차별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들은 세상에 모난 모서리를 부대끼기 보다는 둥글게 순응하고, 그런 시선들에 어느새 익숙해진 그래서 하루하루가 특별할 것 없는 일상뿐인 인물들이라 느껴졌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듯,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고 우리의 삶은 평범함 속에 특별함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일지 몰라도 이들에겐 모험이고 일생일대의 결정이었던 순간들을 확대해 보는 순간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다.

사실, 한 챕터챕터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일부분은 나의 모습이 보여서 더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첫번째 이야기가 제일 공감가면서도 유익했던건 살찐 사람에 대한 인식을 조금 다르게 이야기해주지 않을까..ㅎㅎㅎ 뚱뚱하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트렌드에 뒤쳐진다고해서,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고 내 인생이 실패한 것도, 나의 이야기가 풍성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말이지.. 그리고 평범하게 채워진 일상이 잘못된건 아니잖아? 하는 속내가 사실 제일 컷다.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찾아내는 시각. 이 작품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고 인생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그들의 선에 맞출 필요도 없다고.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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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
캐런 리날디 지음, 박여진 옮김 / 갤리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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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전 초보가 되어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는 겸손함인지도 모른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홀로 서툴게 쩔쩔맬 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쿨한 사람인지 아니면 쿨함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둘은 하나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디에서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다 위에 겨우 내 몸하나 뉘일 수 있을법한 작은 판넬에 온전히 나를 맡기고 높게 굽이쳐오르는 파도를 향해 달려드는 이들이 있다. 거대한 파도 앞에서 인간은 두려움과 함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희열을 함께 깨닫는다.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 목숨이 위태로울 뻔해도 그들은 다시 무모하게 파도 위로 뛰어든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인데다 서핑을 잘한다고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은 다시 파도를 향해 달려들까. 무엇이 그들을 다시 바다 위로 부르는 것일까. 불혹이라 불리는 나이 40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말인 즉슨 40이란 나이는 사회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나이라는 뜻이 아닐까. 안정된 삶이란 무의미한 것에 도전하기보단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삶의 루틴을 쌓아가는 시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직장으로서도 안정된 삶을 살던 40대의 여성을 떠올린다면, 누구든 정형화시켜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이미지를 깨부수고 그녀는 마흔이란 나이에 서퍼라는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실적이 쌓이는 것도 아니고 젊어서부터 좋아했던 일이 아닌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사실 두려운 일이다. 삶의 루틴을 깬다는 것은 그래서 늘 새롭고 박수를 쳐주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파도에 상처를 입더라도 다시 바다위로 뛰어든다는 것. 사실 인생이라는 것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거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나락으로 떨어진다 해도 다시 심기일전하고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아닐까. 나를 힘들게하는 병마를 이겨낼 힘도, 성과를 내지 못해 주춤하는 하루를 딛고 다시 도전할 힘도.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은 도전이 주는 희열과 작은 성공에서 오는 커다란 성취감이다. 또다시 그녀는 새로운 파도와 맞서기 위해 일어설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 그녀의 삶을 바라보는 내내 그녀의 도전과 작은 승리에 박수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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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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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한줄
[인간의 삶에서 성장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인생은 무르익어가며 아름답게 저물어가겠지요.]
🐾
어린시절 그리스로마신화를 만화로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난다. 올림푸스의 열두신은 신이라면서 어딘가모르게 사람과 무척 닮아있어 우습기도 하고 공감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문명에서 시작돼 유럽의 첫 국가인 로마 제국으로 이어진 이 신화는 왜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일까.

이 이야기는 여전히 철학자와 역사가에게 영향을 주었고, 미술과 문학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으며, 과학기술 분야의 용어가 될 정도로 서양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몇천년 전 문명의 시작으로 불리는 신화 속 등장인물이 주는 교훈이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지금까지 삶의 곳곳에 영향력을 주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는 어느샌가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누군가가 정한 틀 안에 나를 맞추려 부던히도 노력하며 살고있다. 공부만 잘하면 나중에 원하는 것은 다 따라올 것이라는 신념 하에 우리는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싶어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지 못하고 어른이 되고만다. 사실 그 정해진 틀과 같은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세상은 다시 우리에게 질문한다. 어린시절 너는 어떤 모양으로 살고싶은지 왜 질문하지 않고 살아왔는지를.

신기하게도 사람이 태어나면서 죽을때까지 하는 대부분의 고민은 신화 속에도 담겨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어떤 운명을 개척해나갈 것인지부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까지를 그 옛날의 사람들도 함께 고민하고, 기록한 것이다.

무엇보다 신화를 통해 우리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밝혀낸 자연현상까지 담아낸 것도 신기한 부분. 태초에 신 가이아에서 시작된 하늘 땅 바다 산 등이 갈라져나오고, 재난, 장애, 인간의 희노애락과 같은 감정까지 세세하게 담아낸 이 천년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해야하고, 어떤 방향으로 고민해야하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이야기라도 10대, 20대, 30대, 40대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다는 글의 문구처럼 신화속에서 나는 앞으로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

천년 전부터 인간이 가져온 질문들. 신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해답을 찾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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