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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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진화야. 인간들은 다르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자기와 다른 인간을 배척하게 돼  있어. 하지만 야생에서는 달라야만 서로 존중을 받지. 거기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야. 사는 곳도 다르고 먹이도 다르고 천적도 다르고, 서로 다른 존재들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야."

-144p '지도중독' 중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담긴 책.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이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평균 이하의 취급을 받는 사람에 가까울 것 같다. 사회적으로 우리는 얼마나 세세히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을 주변인이라 칭하며 차별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들은 세상에 모난 모서리를 부대끼기 보다는 둥글게 순응하고, 그런 시선들에 어느새 익숙해진 그래서 하루하루가 특별할 것 없는 일상뿐인 인물들이라 느껴졌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듯,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고 우리의 삶은 평범함 속에 특별함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일지 몰라도 이들에겐 모험이고 일생일대의 결정이었던 순간들을 확대해 보는 순간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다.

사실, 한 챕터챕터 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일부분은 나의 모습이 보여서 더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첫번째 이야기가 제일 공감가면서도 유익했던건 살찐 사람에 대한 인식을 조금 다르게 이야기해주지 않을까..ㅎㅎㅎ 뚱뚱하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트렌드에 뒤쳐진다고해서,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고 내 인생이 실패한 것도, 나의 이야기가 풍성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말이지.. 그리고 평범하게 채워진 일상이 잘못된건 아니잖아? 하는 속내가 사실 제일 컷다.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찾아내는 시각. 이 작품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고 인생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그들의 선에 맞출 필요도 없다고.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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