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는 이제 안녕 - 발표만 잘하면 소원이 없겠네
이정화 지음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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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정성껏 쓴 글입니다*



학창시절 나의 소원이었던 것이 책의 제목으로 나왔다. 소제목처럼 작은 글씨로 '발표한 잘하면 소원이 없겠네' 까지. 학생일때는 사회에 나가면 직업으로 선생님이나 강사를 하지 않는 이상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직장 상관없이 크게 작게 사람들 앞에서 말 안하고 살 일은 없는것 같다. 어디를 가던 자기소개라는 어마어마한 관문은 있으니 말이다.

발표 울렁증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사람들은 앉아있고 나만 서서 말할때의 다리떨림,손 떨림은 말할것도 없고 내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두려운 일이고 내 차례가 다가올때의 그 두근거림은..이미 다른 사람의 말은 내 귀에 안들어오니 말이다. 사람들앞에서 말하는 것은 정말 큰 어려움인데 말하는게 직업인 분들 정말 존경한다.



작가는 쉬운 예로 발표의 두려움을 없애는 경험을 몇 가지 이야기 한다. 한때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시달려서 한의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화장실이 안보이면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다고 했다. 한의사가 말하길 화장실을 찾는게 고통스럽냐 옷에 실수하는게 고통스럽냐고 물으니 당연히 전자가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럼 덜 고통스러운 것을 택하면 되는거 아니냐는 현답. 어떤 상황이 닥칠때 덜 고통스러우걸 택하면 되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방법. 발표의 어려움도 마찮가지라고 작가는 말하는데, 발표할 순서가 다가온다, 실수하기 싫다,스트레스가 쌓인다, 불안하다>>>>>>>실수하기 싫어서 고통스러운것보다 차라리 실수 좀 해서 내 마음이 편한걸 택하자는. 경험치가 쌓이면 이깟 실수쯤이야 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은 무리라서 와 닿지는 않지만 생각의 변환은 되는 것 같다. 또 어쩌면 내가 떨려서 남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나처럼 내 말을 안들을 수도 있는 것이고.



발표 앞에서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은 아직 힘든 일이지만 이 책의 내용대로 일단은 사소한 주제로 삼삼오오 모여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서 홍당무가 되는 내 얼굴과 마음을 즐기면서 서서히 떠나보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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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드니까 아이다 걷는사람 에세이 18
백설아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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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대로 쓴 글입니다.*



책을 제목만 보고 직관적으로 고르는 편이라 이 책이 아이들이 떠드는대는 이유가 있다 하는 부모 지침서 쯤으로 생각하고 골랐다.

이런 아이, 저런 아이를 겪는 선생님을 위한 지침서였다. 곧 사회라는 전쟁터로 내보내질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니 당연한 제목일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를 이해하고 싶어 고른 책인데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이런 분이었음 좋겠다하고 마무리가 되는 책이다.



나는 전학을 1년에 한번꼴로 다녀서 다닌 초등학교만 7군데다. 각 학년마다 전학생이었고 한번은1학기 따로 2학기 따로 학교가 바뀐적도 있다. 전학생이어서 그런지, 내 기억력이 특별히 좋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접했던 선생님 면면이 다 생각이 난다. 이 학교는 이 선생님과 이런일이 있었네, 저 학교는 저 선생님과 저런일이 있었지 하는. 2학년 음악시간에 스스로 작곡해보기 라고 해서 음표랑 계이름을 알아서 써 보라고 하신 선생님이 계셨다. 그때도 나는 전학생이었고 사소한 행동이 아이들의 주목을 받을때였는데 내가 낸 음악과제를 그 선생님이 칠판에 옮겨적으면서까지 아주 칭찬해 주시던 적이 있었다. 그 일로 아이들 박수까지 받으며 내가 음악에 소질이 있나 할 정도로 ㅡ아마 그 학교를 계속 다녔으면 작곡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ㅡ 굉장히 기억에 남는 날인데 이날 이후 책상에 앉을때의 자세,필기할때의 자세 등등을 전부 그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선생님을 아주 맹신했더랬다. 말을 아주 잘 듣는 학생. 그 학교가 세번째 학교였는데 그 선생님을 못 본다는것에 처음으로 전학이 슬펐던 기억이 난다. 인사도 못하고 떠나기도 했고. 아직도 필기할 일이 생기면 그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 책을 통해서 좋았던 선생님, 안좋은 기억의 선생님까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이 돼 가는 지금까지도 쭉 그 일화가 생각나는 걸 보면 이 땅의 초등학교 선생님은 훌륭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품을 떠나 늘 예쁨받고 보호받는 어린이집을 떠나 처음 접하는 "진짜" 사회생활. 규칙과 규율이 존재하는 공간. 기준이 되고 대장이 되는 "진짜"선생님.

막연하게 이제는 소수정예반이고 모둠을 만들어 생각해보자 하는게 수업의 반인데 뭐가 그리 힘든가, 주객이 전도 돼서 아이들 돌봄보다 보여주기 위한 서류정리가 더 힘든거 아닌가 했던 삐뚠 마음이 바로잡아진다.



이 땅의 초등 선생님은 이미 훌륭하다. 그 자부심만으로도 충분하다. 자만심이 아닌 자부심. 보고서 한장으로 마무리하는 아이가 아니라 눈으로 담는 선생님. 집과 학교가 연계돼서 아이들이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며 마무리한다.



#추천도서 #책과 콩나무#도서리뷰#서평#선생님#떠드니까 아이다#백설아#에세이#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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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개정판
최필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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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사진이 참 귀했다. 운동회때나 소풍때 찍는 단체사진이 다였고 지금처럼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을 찍는다는 건 생각해 본적이 없을만큼 사진은 귀했다. (적어도 시골은 그랬다)

사진전이라는 거창한 전시회에는 특별한 사진이 있어야 할 것 같은 고정관념. 사진이 흔해진 지금도 내가 찍는 사진은 그냥 "사진"일 뿐이다. 흔하디 흔하고, 어쩌면 초라하기까지 한 모습도 누군가에겐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글과 그림이 주는 느낌에 한계가 있다면 사진은 한계가 없다. 찰나의 순간 속에 수많은 서사가 담긴다. 그래서 책 표지에 있는 사진 속 할머니의 얼굴은 주름 그 하나 하나가 이야기다.


무슨 설명과 글이 필요할까. 이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르겠지. 옆에 적힌 글은 어쩌면 사족일수도.



밤골이라는 동네가 사라질 즈음 그곳을 방문한 작가는 손에 카메라가 있다는 것만으로 환영을 받는다. 방송국 사람이나 쓰는게 그리 큰 카메라라며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알려달라 읍소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기보다 사진을 한 장 더 찍는다. 자그마한 희망을 안고 머무르는 하루와 아무런 희망없이 머무는 하루는 큰 차이가 있다. 생각보다 사진이 주는 힘이 더욱 크다는 것을 느낀다.



" 짧지만 긴 여운을 전달하는" 사진과 그 사진에 맞는 사소한 감상 몇 줄이면 우리네 인생을 알고 타인의 삶도 이해가 된다.



#알파미디어#최필조#말할수없어찍은사진#보여줄수없어쓴글#도서리뷰#추천도서#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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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신화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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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학생용으로 나온 만화책과 아주 쉬운 소설류의 책, 그림체가 예쁜 만화영화로 접한 기억이 있다. 그저 제우스는 바람둥이고 헤라는 질투쟁이고 메두사는 쳐다보면 돌이 되는구나 정도의 수준으로 보고, 듣고, 안 게 다였다. 한번쯤 진지하게 읽어보고 싶다 하던차에 맞춤맞게도 주인공 사연에 40대의 인생까지 논하는 책을 만났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이 책의 가르침은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낱 인간이 신을 속이고 안락한 삶을 살다가 받게 되는 벌은 혹독 그 자체다. 희망도 없이 챗바퀴 돌 듯 고행만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그 삶을 살아간 이유가 이번에 헤내면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몸짓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포기하지 말아라, 설령 영원한 고통의 삶일지라도 희망을 놓지 말아라 하는. 신을 속였으니 벌 받는거지 라고만 제 3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는데 당사자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렇게 군말없이 벌을 받으면 언젠가 신의 노여움도 풀릴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저 의미없는 벌 이라는 생각이 안든다. 나의 인생을 한 번 돌아 본다.



신의 가호를 받아 어떤이는 꽃으로 태어나고 어떤이는 동물이 되어 살아가기도 하지만 주체를 잃어버린 삶은 희망이 뭔지도 모른체 살아갈 뿐이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멈춰버린 시계처럼 그 시간에만 머문다는 것.



그리스로마 신화를 보는 다채로운 시각은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 고정관념 속에서, 혹은 주입식으로만 생각했던 이야기가 ,주인공이, 사건이 새롭게 다가온다. 단편,단편의 가르침을 받았으니 글로 죽 이어진 그리스로마신화를 한 번 읽어봐야겠다. 만나이로 하면 새해가 딱 불혹인데 불혹의 그리스로마신화라. .기대가 된다.



#그리스로마신화#마흔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유노북스#장재형님#책과콩나무#도서리뷰#도서추천#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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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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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보통 제목을 보면 책의 큰 내용이 그려지는데 이 책은 사실 에세이나 인문서적인 줄 알았다. 서평을 쓰기에도 필력이 너무도 약한데 소설이 특히 어렵다고 느껴져 되도록 지양하고 있는데 이 책이 소설이라고는... 그래도 기막힌 우연인 것은 내가 그토록 재밌게 봤던 *블라이 저택의 유령*소설버전이었다!! 물론 책과 영상은 내용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나 엄연한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같기에 그 인물들이 생각나는 것만으로도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1인칭 시점으로 바뀌면서 소설 속의 또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회 초년병인 화자는 부푼 꿈을 안고 대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충실한 하인들과의 생활은 행복하기만 했는데 "나만의"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그 불안감을 마주하고 실체를 찾아내어가는 과정이 높은 흡인력을 자랑한다. 1인칭 시점이 주는 감정의 흐름과 상황변화가 오롯이 느껴지는 점이 더욱 재미를 더한다. 영상으로 만들어진 것을 먼저 본 나에게는 특히나 더 그렇다. 주인공과 주변인의 사연을 알기에. 반대로 책만 접하는 사람에겐 내용이 좀 난해하지 않은가 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나"의 감정선에만 의존하기에 숨겨진 사연도 지레 짐작할 뿐.



시종일관 소설은 불편한 흐름을 유지하는데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블라이저택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났고 아이들의 후견인이자 삼촌은 무슨 이유로 발길을 끊었나..저택에 일어난 사건에 있어 대놓고 말하지 않기에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주인공과 같은 감정선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니 흥미와난해함이 동시에 온다. 친절한 전개와 설명이라 할 수는 없으나 이 책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한 사람의 시점만으로 많은 부분이 일어났음을 짐작케 하는 작가의 필력에 새삼 감동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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