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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 8살이 된 내 아들은 ADHD가 우려될 만큼 집중력 없고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며 유치원 특활 시간에 교실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다가 담임 선생님에 의해 격리되기 일상이고. 다니던 태권도 학원에서, 미술학원에서 나오지 말아주십사 말도 6살부터 들었으니 검사만 안했지 정말 ADHD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고 있다. 마음 한켠으론 얼른 진단 받아서 약물 복용을 했으면 좋겠고 또 마음 한켠으론 성향이 예민하고 별난 아이일 수도 있지 뭘 벌써부터 병명을 붙이고 난리야 싶기도 하고.
작가인 정지음님은 다섯 살에 누군가로부터 미움받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고 한다. 친구에게 잘 보이려 애도 써봤을것이고,마음같이 잘 안되자 이제는 그 애로 인해 다른 사람들까지 나를 미워하는 병이 퍼지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했다.마음속으로.눈물이 나지만 눈물을 흘리면 왜 우는지 말해야 되니까 눈물 자국도 숨겼다고 한다. 이 내용이 왜 나의 어린시절과 우리 아이가 같은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감정을 숨기고 착한 아이가 되는 법을 알았고 우리 아이는 감정 숨기는 법을 잘 몰라서 행동을 하나 싶은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작가의 아버지는 이런 어린아이의 호소에 누가 널 싫어하니, 그럼 사람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늘 자신을 괜찮은 미래로 데려다 주었다"고 표현한다. 도대체 너는 왜그런거야, 좀 평범하게 있어 라고 소리 지르던 내 모습이, 짜증에 한숨만 쉬던 내 모습에 또 한 번 무너진다.
아버지의 이런말이 제법 오랬동안 작가를 붙잡아뒀는데 누군가 자기를 싫어하면(심지어 그 말을 해준 아버지조차도) 나를 싫어하다니 이상한 사람이군 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내 아이에게도 이런 생각을 진작에 심어줄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 세상에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수가 없어 ○○아 라고.
육아서적도 아니고 작가의 경험담과 생각을 쓰는 책일 뿐인데도 나에게는 이 책이 그 어떤 육아서적보다 와닿는 이유다.
ADHD 모임에 가면 작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실수를 연발하는 사람, 엉성한 사람, 약속에 늦는 사람이라는 수식어 없이 그저 평범한 사람. 인간관계에 적당한 선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손가락질 받는 많은 사람들이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아무리 마주쳐도 아는 사이가 되지 못한다는 거리감이 산뜻하다고 표현했다. 나를 여러번 스쳐갔을 같은 익명의 사람이어도 우리는 모르는 사이인 것이다. 적당한 거리감. 우리가 아는 사이여도 거기까지.
타인의 시선에 예민한 나는 내 아들의 ADHD적 성향이 버겁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게 싫다. 적당한 거리는 내가 정하는 걸까? 의무적으로 같은 반이 된 아이의 엄마를 만나서 친해진 후 우리애가 좀 그래요 이해해 주세요 라면서 선을 없애야 될까? 조금 늦었지만 나는 작가님처럼 되고 싶다. 세상에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없어 라고 이야기 해주고, 우리 아이도 나를 싫어하다니 이상한 사람이군 하는 ,관계에 쿨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작가의 수많은 감성 이야기 중에서 나는 ADHD에 집중했다. 지금 내게 큰 화두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여서 그런지 한쪽으로 치우친 리뷰라 부끄럽게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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