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언어생활 -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정확하게 쓰고 말하기 푸른들녘 인문교양 37
김보미 지음 / 푸른들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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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정성껏 썼습니다.*

지금은 좀 덜한 편인데 한때 맞춤법에 심취해서 헤깔리는 글자를 항상 확인하고 문자나 글을 쓴 적이 있다. 맞춤법 틀리는 사람한테 지적도 따박따박 하고, 누가 나에게 글자 틀렸다 그럼 일일이 잘 몰랐는데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댓글도 달던.. 인생피곤하게 살았던 시절, 나와 띠동갑으로 알고지내던 동생이 "언니, 돼 충이 있어"하는 말을 듣고, 퍼뜩 정신이 차려졌던 기억이 난다. 어떤 말 플러스 충 은 욕이 아니던가? 맘충,언니충,오빠충 등등. 돼 충이 뭔지 바로 알아들었고 바로 뜨끔했다. '되어'로 풀이되면 돼' 를 쓰고 문장의 끝에는 돼' 로 마무리 하고. 비슷한 예로 뵈어 와 봬. 블로그나 유투브 자막이 틀리면 그렇게 거슬릴 수 없었는데 내가 충이 붙는 사람이 되었다니 나름 충격이었다.그 동생은 웃자고 한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었기에 혼자 뜨끔했다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의 언어를 나도 즐겨 쓰고, 주위의 모르는 사람한테 알려주면서 깔깔 거리고 웃곤 했는데 나는 이런 말도 모르냐 하면서 웃자고 하는 말이라는 정당성을 붙이고 요즘 아이들은 이게 일상 언어여서 한글이 파괴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었다. 한글이 파괴되고 있네 하는 마음으로 요즘 애들 문제 아니야 ,어쩌나 했던 마음이 이 책에서 해소가 된다. 말장난, 글자로 장난치는 10대20대들은 한글의 묘미를 살리며 언어유희를 하는 것이지 한글을 파괴하고 우습게 아는게 아니라고. 한글의 우수성을 오히려 증명한다고. 댕댕이가 왜 멍멍이 인지 도통 몰랐던 나.(강아지가 댕댕거린다고 표현한건가 했었던)커엽이 왜 귀엽인지, 띵작이 왜 명작인지.. 이걸 한꺼번에 알게 되니까 이런 말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 속의 10대들이 새삼 멋지고 똑똑해 보이기까지! 아무튼 새로운 시각으로 한글의 활용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다.
되' 와 돼'를 몰라도 나보다 똑똑하고 영민하며 창의적이기까지 한 아이들인데!!
지금의 아이들이 크면 새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저런말은 또 뭐야 하는 시대가 오겠지?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하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가 시대에 맞게 많은 말이 생겨나고 없어진다는걸 배웠고 요즘 아이들이 한글을 파괴하는건 아니라는걸 배우는 이상한 결론으로 빠졌는데 이 책은 언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언어라는게 꼭 우리 고유의 말로 고칠 필요가 있는가, 생각지도 않은 환경으로 새롭게 생겨난 말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까 처럼 "말"에 대해서 배우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나처럼 10대의 언어파괴를 쯧쯧쯧의 눈이 아닌 창의로움으로 생각되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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