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해서 책을 쓰기로 했다
김명숙 외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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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글을 쓴다. 작가의 도움을 받아 글감을 손 보기도 하고 주제도 정하고 하면서.
나를 사랑해서 글을 쓴다고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저자들의 경험을 읽다보니 어느새 글의 내용보다는 그 글을 쓴 나같은 아줌마를, 애 엄마를, 경단녀들을 좀 더 느꼈다.
한때 나도 나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하고 몇 자 긁적인 적이 있다. 글'이라기보다 일기'라는 표현이 더 맞겠지만. 아무튼 내용은 온통 어린시절의 힘듦과 사랑없이 자란 원망이었다. 사건 하나 하나를 단편으로 써 봤는데 그것도 역시나 기승전원망. 뭐가 그리 억울한 일이 많았을까 혹은 어릴때는 다 그렇지 다 먹고 살기 힘들었어 하겠지만, 내 어린 시절의 슬픔은 가난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왜 사랑없이 우리를 키웠을까 이다.

"나나책"을 읽으면 각양각색의 사연이 나온다.나는 81년생 이기에 82년생들의 글을 좀 더 관심있게 봤는데 세일러문 이야기가 나와서 좀 적어보자면, 나는 좀 커서 봤기에 주문을 흉내내고 따라하진 않았는데 이 사연의 작가는 딸 아이 머리를 세일러 문처럼 묶어주면서 정의 운운하는 주문을 외우며 추억을 공유했다는 글이 나온다. 시골에 살아서 채널이 도시와 다르게 나오긴 했지만, 세일러문이 그렇게 오래된 만화였나 싶으면서 잠시 미소가 지어졌다.채널에 대한 여담이지만 sbs를 중학교때 처음 접했을때 이런 신세계가 있나 했드랬다.
다시 책의 일부 작가들에게 돌아가서 , 가난하게 살아서 부모님을 원망했지만 내가 자라서 세상을 살아보니 우리 부모님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더라의 글은 자꾸 나를 슬픔에 빠지게 하는 것 같다. 사랑받은 일화가 뭐가 있을까. 내가 여기에 소속된 사람으로 글을 쓰게 된다면 마무리는 행복하게 해야하나 이런 생각들이 또 다른 원망을 만든다.
역시 사랑이라는 주제나 어린시절, 엄마 라는 주제로 글을 쓰면 안되겠구나 하고 다른 사람의 사연을 또 읽기 시작한다.
꿈,장래,미래에 대한 글이 있다. 전업주부로 살다보면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귀천을 떠나 부럽다. 사연중에 마트 계산원 파트타임을 한다니까 남편이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나오는데 이걸 읽으면서 40대의 직업은 뭐여야만 할까,뭔가 그럴싸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20대때는 경험삼는다고, 아르바이트니까 험한 일도 괜찮고,식당 설거지등도 괜찮다고 그 일은 가치가 있고, 40대가 하는 같은 일은 평가절하 받아야 하나..
사연 하나하나에 나"를 겹치니 그냥 읽히는 글이 없다. 큰 제목 속에 소제목을 읽고 이 주제로 나라면? 이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에서는 글을 한 편씩 써낸다. 그냥 자유롭게 한번 써보라고 하면 한참을 생각의 생각으로 헤맬것 같은데, 작가가 아닌 사람의 글을 책으로 읽으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가 생기고, 용기가 생겨서 출판이 목적은 아니지만 나만의 글을 다시 한 번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출판하신 작가님의 '글 다듬'을 받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에게나 멋진 기회가 아닐까 한다.
나도 써보자.나를 사랑해서, 나를 안아주고 싶어서, 어떤 이유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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