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에 대한 가중치를 줘야 비로소 진짜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 학업이든 직업이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과제를 끊임없이 해결해나가는 것이 진짜 능력이고, 그걸 제대로 평가하기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핸디캡을 가진 소수자들에게 우대조치를 취하는 것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다. 그들의 잠재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다. 꽃은 어디에서든 피어난다.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뿐이지. - P215

공공 부문에서 끊임없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기업의 고용 확대를 유도하는 것도 보다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든 품고 가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사회의 경제력 수준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가능한 범위에서는 계속해서 일자리 확대와 노동시간 단축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생산력 발전의 과실을 구성원 전체에게 분배하는 길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더욱 고양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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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 카르타」 63개조 중 자유민은 국법과 동등한 신분을 가진 자의 재판에 의하지 않고는 체포, 구금되거나 재산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39조가 핵심이다. 법치주의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법은 태생적으로 폭군으로부터 귀족, 성직자, 부자들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한 현실이다. 자유는 스스로 무장하여 압제자와 싸운 이들에게만 보장되었다. 남을 위해 피 흘리며 싸우는 인간은 드물다. 이후의 역사를 통해 자유의 주체가 확장된 것은 인류가 저절로 고결하고 이타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 아니다. 전선이 확대되고 스스로 무장하여 싸우는 자들의 범위가 넓어졌기에 전리품을 향유하는 주체도 늘어난 것이다. - P92

대중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변덕과 횡포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뿐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도 법치주의에 기반한 사고방식이 뿌리내려 있어야 한다. 이제 법치주의는 단순히 제도여서는 안 된다. 사고방식이어야 하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법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누구든 권력을 함부로 행사하지 말고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사회가 진정한 법치주의 사회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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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보지 못한 채 코끼리 몸의 부분부분만을 만져보고는,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어느 부분만을 떼어서는 ‘이것만이 코끼리다!‘라고 단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원래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그리고 진짜 나쁜 건 알 만큼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이다. - P28

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코만, 또는 뒷다리나 꼬리만 보지 말고 코끼리 전체를 체계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법은 평등하지 않다.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할지 모르지만, 법 자체는 평등하지 않다.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 같은데, 이런 얘기다. 법은 그 제정 주체와 절차에 따라 다양하고(헌법·법률·명령·조례),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각 분야를 규율하는 개별법들도 무수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 많은 법들이 또 법 개정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법과 법이 충돌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려면 법도 위아래가 있어야 한다. 각자 자기 입장에 따라 유리한 법조문 하나씩을 들고 와서 아우성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판사가 나 모르겠다고 도망가지 않으려면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P31

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는 사회계약의 기초는 우선 우리 동료 인간들을 존엄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것만도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인간이 진짜로 존엄하긴 한가 하는 절망과 회의를 반복하게 되지 않나. - P46

인간은 서로에게 상냥할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인간은 존엄한 것 아닐까. - P47

우리는 국가가 합법적으로 국민을 죽이는 사회에 살고 싶은가, 그렇지 않은가. - P59

인간을 존엄하게 대하는 사회는 제도만으로 건설할 수 없다. 밥은 굶지 않게 최소한의 먹을 것은 국가가 지급하고 있지 않느냐, 뭘 더 바라느냐 감사할 줄 알아야지. 이런 마음이 지배하는 사회는 아무리 사회복지제도가 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급자들을 동냥하는 걸인으로 취급하는 사회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기본권의 주체로 보느냐, 남들의 동정을 받는 대상으로 취급하느냐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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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이상 기웃거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내게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로자 아줌마 곁에 앉아 있고 싶다는 것. 적어도 그녀와 나는 같은 부류의, 똥 같은 사람들이었으니까.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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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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