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삼십대의 내가 영월로 휴가를 온다. 이번에는 차를 몰고 혼자 온다. 유일하기 때문에 저절로 최고가 되는 것들이 영월에는 있다. 하나뿐인 문학서점. 하나뿐인 서점주인. 숙소 근처에 하나뿐인 편의점. 읍내로 나가는 하나뿐인 길. 읍내의 하나뿐인 영화관. 하나뿐인 터미널……… 그곳들을 드나들 땐 비교를 멈추게 된다. 날마다 영월 최고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렇다 할 고민 없이 잠든다.

진정한 일꾼들은 늘 소리 없이 많은 일을 끝내놓는다. 엄살도 생색도 없이 다음 일을 향해 간다. - P78

우리의 생각이 언제나 같지는 않다. 그럼 나는 반대하고 새로운 것을 제안한다. 그러는 사이 내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하고 신뢰하는지 잊힐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반대 의견을 꽃수레 같은 언어에 태워서 보낸다. 하루는 선생님에게 묻는다. 제가 하나하나 관여해서 혹시 피곤하시느냐고. 선생님은 대답한다. 정성과 예의를 갖추는 선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침범해야 한다고. 사랑이란 본래 그런 것이지 않느냐고.

사랑과 침범이 너무 좋은 나머지 이 책을 영원히 만들고 싶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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