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영지는 잠에서 깨자마자 내 귓가에 대고 나와 함께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속삭였다. "왜냐하면…" 하고 그 이유들도 함께 읊어주었다. 그 이유들에 취해서 나는 오랫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그건 마치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참다못해 눈을 떴을 때 거기에 영원 같은 건 없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내 눈썹을, 콧대를, 인중을 건드리며 오직 내가 눈을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히 시간은 내 마음 같은 건 아랑곳 않고 자기 할일을 했고 우리도 그저 우리 할일을 할 따름이었다. - P151

우리는 모두 엉망진창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그건 한 명의 인간으로서 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그런데 왜 어떤 이들의 행복은 그들을 가장 보호해야 할 집단인 가족이나 국가로부터 방해를 받는 것일까? 오래 생각해본 끝에 그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삶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삶을 살아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행복을 방해할 리 없지 않을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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