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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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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올렸던 조정래 한국소설 리뷰 '풀꽃도 꽃이다' 의 2권의 리뷰이다. 2권에서는, 1권에서 다루었던 문제들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하면 좋을지 방안이 중점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작가는, 과도한 사교육 열풍과 아이들이 갖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부모들의 '불안감'이라고 간파했다. 과연, 공부를 하지 않아도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살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내 아이의 먼 미래를 보았을때 소위 이야기하는 안정적이고 보장된 직장을 가지게 하는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고민들.


작가는, 안정적인 수입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하고 싶은것을  함으로써 그것을 이룰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소설속에서는 '대장장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하는 아이와 그의 부모, 그리고 실제로 대장장이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만난다. 그리고, 이야기 한 결과, 실제로 그 업에서 어느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자, 연 1억 이상의 저축과 풍요로운 생활, 대학 강의 등등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삶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강하게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길로 가게 놔두라고. 그래도 먹고 살수 있다고, 오히려 더 잘 살수 있다고 말이다. 잘 살수있으니 그길을 걸어가게 하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잠깐 등장하는 한동유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아이이다. 어머니의 공부에 대한 압박과 간섭으로 가출했지만, 정말 집이 싫어서 나간것은 아니다. 그안에는 집에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정말 자기 자신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이 필요하다는것을, 그리고 자신들의 가족들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인생은 아이들이 주인이고, 주인공입니다.
그들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지 말고, 그들이 좋아하는 길로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그게 부모의 참된 역할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교육의 새로운 틀로 '혁신 학교'라는 것을 제안한다. 기본적인 태도는 아이들은 각각의 재능이 있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한다. 일단은 자신의 생활을 혼자서 할 수있도록 텃밭가꾸기나 요리 등 실용적인 것을 배우게 하고, 정말 자신의 업을 배우도록 한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의 직업과 연결되도록 가르친다.


소설속 혁신학교는, 큰 인기를 끌며 자리를 잡아나간다. 지금 내가 발딛고 있는현실에는 이러한 교육을 오히려 사교육쪽에서 개발하고 있다. 퇴사학교, 인큐, 열정대학 등등 공교육에서 충족되고 있지못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면서 인기를 끌고있다.

오히려 이런부분을 공교육측면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풀꽃도 꽃이다'가 그러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래본다. 단순히 이상적이고 뜬구름잡는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잘먹고 잘살 수있도록 해주는것, 그것이 풀꽃같은 아이들을 이끄는 교육이 가야할 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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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 마음을 지배하는 공간의 비밀
콜린 엘러드 지음, 문희경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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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카페에 가서 공부할까? 문제가 안풀릴때에는 왜 탁 트인 자연으로 여행을 떠나면 문제도 함께 해결되는 경우가 많을까? 왜 소개팅은 로맨틱한 레스토랑에서 해야 할까? 새로운 공간에 가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를 비롯해서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풍수지리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천장이 얼마나 높은지, 어떤 디자인적 요소가 관여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심리가 달라지고 태도가 달라진다.


이 책은 한편의 강의처럼 슉슉 읽혔다.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늘 함께 하고 있는 주거공간이 선사시대부터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때의 집은 단순히 보호하고 따뜻함을 제공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주위를 조망해서 위험으로부터 재빨리 거주인들을 지키는 역할을 하기도 해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최소한의 안전의 욕구에서 비롯하여, 거주인에게 사랑받기 위한 다양한 요소를 가진 집은 어찌보면 하나의 생물체와도 같다고 느껴진다. 이 집에 대한 구성원들이 지니는 애착과 의미가 다 다른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심리지리학과 신경 건축학 등을 이용해서 뇌의 반응과 건축물 사이의 관계를 조망하고 있어서 그 부분도 매우 흥미롭다. 단순히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낱낱이 풀어헤치는 것이다.


카지노에서의 각 요소들은 실제로 돈을 잃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따고 있게 만드는 듯한 착각과 환영을 불러일으킨다(이부분은 다소 무서웠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이처럼, 공간의 목적에 따라서 그 공간을 짓기 훨씬 이전에 그 안에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욕망을 자극하고 어떻게 충족감을 심어주어서사랑받을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건축을 해야 한다. 마치 한편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영화처럼, 공간 그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고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야만, 꾸준하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정말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나의 방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나의 방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나에게 어떠한 충족감을 제공하고 있는지, 나부터 나만의 공간 디자이너가 되어서 나를 최대한으로 사랑하고 내 잠재력을 끌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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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
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안인희 옮김 / 돌베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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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바스티안 하프너가 쓴 최근에 나온 이 책은 독일 민족이 1900년대초반부터 제 1차 세계대전,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쳐가면서 어떠한 민족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여 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독일인이 어떻게 히틀러라는 지도자를 받아들이고, 그 시대에 열광하게 됬는지까지의 과정이 흥미롭게 담겨있는 것이다. 비스마르크를 통해서 독일인들이 정말 강력하고, 하나로 이끌어줄 통치자에 대한 갈망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 역사분야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최근에 나의 인생책으로 꼽힌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바로 유대인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담은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이다. 시련을 통해서 인간 삶의 참된 의미를 실현시켜나간다는 책인데, 바로 그 시련을 야기한 히틀러의 정치와 그를 존재케 한 독일인들의 정치적인, 집단 심리적인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그렇게 대량학살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가 가슴아프기도 하고 무척 궁금했었던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조심했어야 하는가. 또 앞으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가.  


원래 도이치 민족은, 공격성이 그렇가 강한 민족이 아니었고, 소박한 민족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종종 오해하곤 하는데, 원래 잔인하거나, 전쟁을 좋아하는 민족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와중에 유럽대륙 전체에서 강력한 제국주의가 떠올라 지배하게 되고 민족의 힘을 모아줄 지배자에 관한 열망이 떠오르는 과정을 책은 재미있게 적어나가고 있다. 각종 사건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흐름을 따라가기가 다소 힘들때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맥락과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당을 통해서 권력이 분산되는 것이 아닌 민족의 강력한 힘을 모아줄 지배자라면, 유대인에 관한 일들은 눈감아 줄 수 있을 정도로 독일인들은 그러한 힘을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독일 제국이 세워지기 그 이전부터 비스마르크 시대, 1차 세계대전, 히틀러 시대, 2차 세계대전을 겪어나가면서 어떻게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외부의 연대를 두려워했는지에 관해서도 서술해있다. 집단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맨 얼굴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고찰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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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저스티스 - 불의의 시대에 필요한 정의의 계보학
김만권 지음 / 여문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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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란 무엇인가 책을 읽은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에 관한 고민은 호모 저스티스를 통해서 다시 한번 나를 찾아오게 되었다. 과연 이 사회가, 혹은 제도적인 측면에서 정의로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특정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꾸며진 것인지, 정말 절대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에서 정의와 제도가 행해지고 있는 것인지에 관해 고민을 하게 만든다. 법은 강자들의 이익을 재생산 하는가 아닌가. 단순히 엘리트들에 의해서 법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과연 정말 그들이 먼 미래와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면서 제정한 것일까?




이책에서는 그 문제를 소크라테스와의 담론 형식을 취하면서 한번 고민하게 만들고, 그다음 현재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소개함으로써 현재와 연결을 시키고 있다. 트라시마 코스는 법은 사회엘리트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만든 것일 뿐이라는 주장과 논리를 펼친다. 하지만, 소크라테ㅅ는 '진정한 전문가'라는 용어를 들어가면서 이 논리에 허점이 있음을 유도해낸다. 강자들은 진정한 전문가가 아니며, 결국에는 나중에는 정반대로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법을 제정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법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이익을 보전할 수단이 되지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진정한 전문가가 법을 제정했더라면, 그렇게 이익을 보전할 수단으로 법을 제정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한 법은 계속해서 존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법은 시민사회의 평등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다소말장난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논리는, 정말 진정한 사람들이 제정한 법이라면 오랫동안 존속이 될 것이고, 따를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현재사회에 있어서 각종 편법과 비리로 이루어져있는 것은, 제대로 집행되고 있지 않아서이지 법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책은 '국제 연합'에 관한 문제를 소개하고 있는데, 강대국의 5나라로 되어있는 이 연합이 과연 옳은 것인지, 강대국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질서를 유지할 강력한 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에 관한 문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마지막으로, 책은 정의로운 제도가 정의로운 인간을 만든다는 롤스의 정의로 마무리한다. 차별과 혐오 자체를 형성하는 구조적인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끊임없는 고민으로 평등을 만드는 사회기본 구조를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이 정의로운 제도에 관한 고민은, 이 책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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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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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외출을 하려다 보면 드는 노력과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화장도 해야 하고, 옷도 코디를 해야 하며, 어떤 부분이라도 사회의 평균치에 벗어나는 부분(부시시한 머리라던가 등등)이 있다면 그곳을 다듬어야 한다. 화장에만 드는 돈도 만만치가 않다.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으로 기초 스킨 케어를 하고,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파우더 순으로 기초 화장을 한 후 아이라인을 그리고, 조금 더 격식을 차리고 싶으면 아이섀도우 등에도 신경을 쓴다. 눈썹정리를 하고 또 머리를 고데기로 예쁘게 다듬어야 한다. 가끔은 억울할때가 있다. 이렇게 시간을 쏟다보면 나가기도 전에 지쳐버리니까, 본질을 잃어버릴때가 많다. 도대체 왜, 내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이러한 모든 것들을 하는 것인가? 결국 외출은 내가 행복하고자 하는 것인데, 행복에 쓸 에너지마저 소진해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SNS에서는 끊임없이 여성의 몸매 혹은 얼굴에 관해서 찬양하는 글들이 보이고, 직장이나 학교에 가도 나의 외모나 옷차림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라 내가 뿜는 이미지에 따라서 나의 위치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어서 상처가 된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처받는거 자체가 익숙해져서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미 나 자신에게도 스스로 그러한 시선이 내재화되어있음을 느낀다. 외모를 꾸미는 것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길 중 하나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가끔은 사회의 시선이나 대우가 너무 가혹하다고 느낄때가 있다.



이 책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그러한 굴레를 파헤친 책이다. 일, 문화, 종교에 있어서 어떻게 아름다움이 강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아름다움은 예전부터 추구되어온 가치이다. 그렇지만 현재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에 관한 강요는 가히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잡지나 포르노를 통해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서 여성은 가학적 노력을 해야 한다. 다이어트나 젊을을 유지해주는 일회성 물품들을 사기 위해서 스스로의 돈을 기업에 갖다 바친다. 주체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강요된 이미지의 아름다움이다. 여성들은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고, 이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 필요한 일이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그냥 '여자다움'만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도 외출하기 전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된다. 그런데 과연, 그 '여자다움'이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일까? 스스로도 외부에서 주어진 시선을 내재화하여 너무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인 것은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나 하나의 인식의 전환으로 세상이 당장 바뀌진 않을 것이다. 분명 나도 사회의 시선에 민감한 존재이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인식하고 깨어있는지 아닌지는 엄청난 차이다. 정말 깊은 곳에서 나오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정말 위대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꼭 잡지에 실려있는 완벽한 모델의 이미지와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꼭 파우더를 바르고, 립을 발라야만 나오는 아름다움은 아닐 것이다. 그것을 찾아나가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잘못된 이미지의 덫을 풀어버리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것에 한발짝 다가가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한번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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