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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
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안인희 옮김 / 돌베개 / 2016년 10월
평점 :
제바스티안 하프너가 쓴 최근에 나온 이 책은 독일 민족이 1900년대초반부터 제 1차 세계대전,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쳐가면서 어떠한 민족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여 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독일인이 어떻게 히틀러라는 지도자를 받아들이고, 그 시대에 열광하게 됬는지까지의 과정이 흥미롭게 담겨있는 것이다. 비스마르크를 통해서 독일인들이 정말 강력하고, 하나로 이끌어줄 통치자에 대한 갈망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 역사분야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최근에 나의 인생책으로 꼽힌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바로 유대인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담은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이다. 시련을 통해서 인간 삶의 참된 의미를 실현시켜나간다는 책인데, 바로 그 시련을 야기한 히틀러의 정치와 그를 존재케 한 독일인들의 정치적인, 집단 심리적인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그렇게 대량학살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가 가슴아프기도 하고 무척 궁금했었던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조심했어야 하는가. 또 앞으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가.
원래 도이치 민족은, 공격성이 그렇가 강한 민족이 아니었고, 소박한 민족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종종 오해하곤 하는데, 원래 잔인하거나, 전쟁을 좋아하는 민족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와중에 유럽대륙 전체에서 강력한 제국주의가 떠올라 지배하게 되고 민족의 힘을 모아줄 지배자에 관한 열망이 떠오르는 과정을 책은 재미있게 적어나가고 있다. 각종 사건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흐름을 따라가기가 다소 힘들때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맥락과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당을 통해서 권력이 분산되는 것이 아닌 민족의 강력한 힘을 모아줄 지배자라면, 유대인에 관한 일들은 눈감아 줄 수 있을 정도로 독일인들은 그러한 힘을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독일 제국이 세워지기 그 이전부터 비스마르크 시대, 1차 세계대전, 히틀러 시대, 2차 세계대전을 겪어나가면서 어떻게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외부의 연대를 두려워했는지에 관해서도 서술해있다. 집단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맨 얼굴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고찰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