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여 오라 -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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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이라는 말로 대만과 홍콩을 압박하고 강제하는 중국, 군부 쿠테타로 정권을 찬탈당한 미얀마, 그리고 매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우크라이나의 소식은 신을 더 이상 믿지않는 내게 다시 신을 찾게 만든다. 신이 있다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우리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낼 때 저들은 생사를 오가며 촌각을 다투는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 국가폭력은 현재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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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딜레마 - 우리가 먹는 소, 닭, 돼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케이티 키퍼 지음, 강경이 옮김 / 루아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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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은 더 싼값의 고기를 원한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업은 더 좁은 케이지에 동물들을 밀어 넣고 더 많은 항생제를 투여한다. 또 가능한 한 빨리 동물 사체를 분리하기 위해 초 단위 노동이 가능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신체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모른체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원하는 값싼 고기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다.

저자는 육식 문화의 세계화로 인해 무분별하게 작동되고 있는 공장식 축산의 실태를 조명할 뿐, 육식을 멈추라거나 채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먹음직스러운 고기‘가 우리의 식탁에 오기까지 사회와 육식 업계가 손잡고 의도적으로 생략한 과정을 설명한다.

무항생제, 친환경, 동물복지 등의 키워드가 삽입된 고기를 먹으며 똑똑한 소비자라고 자부하는 것은 자위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소비자가 직접 도축 현장이나 축산농장에 가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증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책에 언급된 대로 고기 자체의 종을 바꾸거나 함유량을 속이는 ‘사기‘를 벌이는 것이 기업이기도 하니까

자신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은 안 되고 소, 돼지, 닭은 되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육식을 끊는 것은 의지가 아닌 감수성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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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 어느 여성 생계부양자 이야기
김은화 지음, 박영선 구술 / 딸세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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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은화가 이혼 전후 홀로 자녀들을 부양하며 쉴 틈 없이 일해 온 엄마의 구술을 기록한 책.

여성노동자는 남성노동자의 60% 수준으로 임금을 받는데,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기혼 여성에게 제공되는 비정규직 노동의 임금은 정규직 남성노동자의 절반 수준이다.

이혼이나 비혼, 미혼 등을 이유로 혼자서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경우에도 여성은 고강도 저임금 노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노출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 시킬 듯한 발언을 했고, 탄력적 근무라는 미명 하에 주 120시간 노동의 가능성을 말했다. 본격적인 정책이 집행되어야 알겠지만, 모든 노동자의 삶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여성 노동자들은 더 떨어질 곳이 없는데도 말이지.

<어느 여성 생계부양자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노동을 중심으로 구술기록이 되어 있지만, 결혼과 가정폭력, 시집살이, 이혼 등 그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엄마‘의 이야기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 엄마의 생애사를 이렇게 쓴다면 엄청난 분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엄마한테 구술기록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했었는데, 흔쾌히 알겠다고 말씀하셔서 기뻤다. 인터뷰 시작 전부터 둘이서 붙잡고 울겠지만.

p.249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살아남은 여자는 누구나 강하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밀려난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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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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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모습으로 누군가는 일상에서 분투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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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진부함 - 얼굴, 이름, 목소리가 있는 개인을 위하여 카이로스총서 67
이라영 지음 / 갈무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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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라영은 자신이 겪어 온 성폭력 경험을 복기함으로써, 여전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기억을 갖고 있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한편 성폭력 범죄자들과 그 비호 세력 앞에서는 스스로 증거가 된다.

여성을 둘러싼 폭력의 진부함. 말 그대로 진부하게 느껴질만큼 익숙한, 너무 익숙해서 무엇이 폭력인지도 모를 정도가 되어버린 현실.

p.194 사람이 죽으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목소리‘다. 체온은 서서히 식어가고 육신은 더욱 천천히 사라지지만, 목소리는 즉각적으로 사라진다. 억울한 죽음과 함께할 수 있는 최선의 연대는 ‘아직 살아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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