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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딜레마 - 우리가 먹는 소, 닭, 돼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케이티 키퍼 지음, 강경이 옮김 / 루아크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공장식 축산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은 더 싼값의 고기를 원한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업은 더 좁은 케이지에 동물들을 밀어 넣고 더 많은 항생제를 투여한다. 또 가능한 한 빨리 동물 사체를 분리하기 위해 초 단위 노동이 가능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신체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모른체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원하는 값싼 고기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다.
저자는 육식 문화의 세계화로 인해 무분별하게 작동되고 있는 공장식 축산의 실태를 조명할 뿐, 육식을 멈추라거나 채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먹음직스러운 고기‘가 우리의 식탁에 오기까지 사회와 육식 업계가 손잡고 의도적으로 생략한 과정을 설명한다.
무항생제, 친환경, 동물복지 등의 키워드가 삽입된 고기를 먹으며 똑똑한 소비자라고 자부하는 것은 자위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소비자가 직접 도축 현장이나 축산농장에 가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증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책에 언급된 대로 고기 자체의 종을 바꾸거나 함유량을 속이는 ‘사기‘를 벌이는 것이 기업이기도 하니까
자신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은 안 되고 소, 돼지, 닭은 되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육식을 끊는 것은 의지가 아닌 감수성의 문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