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기록 노동을 해오며, 그동안 책에 담지 못했던 ˝흩어진˝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거짓말처럼 하루만에, 아니 정확히는 몇 시간만에 완독했다. 농성장이나 투쟁현장, 그리고 노동자들과의 만남 과정을 설명할 때 보인 작가의 감정에 너무 깊이 공감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키득대기도 했다. 서 있는 곳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나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생각했다. 희정작가는 매번 책을 통해 우리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노라고, 가닿은 시선이 마음의 연대로 이어지고 있었노라고 내게 말해주었다.여러 인터뷰이의 말들로 만들어졌음에도 자신의 이름이 제일 크게 적혀 책이 출간되는 것에 묘한 죄책감을 느낀다는 작가의 말이, 그 마음이, 내겐 그의 다음 책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기대만큼 훌륭했던 책.한국일보의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세 기자는 노동현장을 찾아 중간착취의 실태와 뿌리를 취재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배달앱을 포함한 각종 플랫폼 노동자, 대리운전노동자가 겪고 있는 중간착취 문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태의 처참함을 목격한 적은 없었다. 이 책에는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설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참혹했고, 참담했다. 우리의 삶이 편해질수록 착취 시장은 더욱 커져가는 것 같아 두렵다. 자본주의가 팽창할수록 윤리적인 소비를 하기 힘든 현실이 비통하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먹이사슬의 맨 아랫층에 위치한다. 그리고 자신이 착취를 당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거나, 알게된 후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한다. 엄혹한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다.아울러 단순히 취재에만 그치지 않고, 중간착취를 끝내기위한 가장 적극적인 노력인 입법활동까지 진행한 세 기자님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