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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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황유나 |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아름답게 빛나는 위로책

 

에세이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저자 황유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며, 누군가의 엄마, 아내, , 동료, 친구, 팀장, 직원, 이웃이다. 저자의 삶이 우리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뿐 아니라 누구나 겪어 봤을 19가지 에피소드가 책 속에 담겨있다. 물론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하는 특별한 경험도 있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겪는 상처의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모두가 다 같은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저자도 겪고 나도 겪는 상황 속에서 저자는 어떻게 대처했으며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대처했느냐이다. 덩달아 몸소 어려움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인생조언이 따라온다. 그로 인해 느끼는 공감과 위로는 덤이다.

 

평소 책이야기를 할 때, 표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표지는 그저 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예쁘고 거창해도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는 조금 달랐다. 베이지색 벽지로 둘러싸인 방 너머로 하얗게 내린 눈과 눈이 덮인 초록색 나무가 보였다. 추운 밖과는 대조적으로 김이 나는 커피와 함께 갈색 책상과 의자에서 펜으로 글을 쓰고 있는 한 여성이 보였다. 아마도 저자의 모습을 그린 듯 했다.

 

책 표지만으로도 저자가 겪은 고통과 아픔을 어떤 식으로 치유하는지를 단번에 보여주고 있었다. 덩달아 스스로 치유한 시간의 결과물이 바로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라는 이 한 권의 책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남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은 처지에 지쳐있는 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몸소 이겨내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에는 '사건의 지평선'에 관한 이야기가 짧게 등장한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별은 점점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언젠가는 관측 불가능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저자는 사건의 지평선을 이야기하며 우리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건 너무 당연하다. 다만 "SAVE" 버튼을 눌렀느냐 안 눌렀느냐로 기억의 유무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좋았던 기억이 평생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은 생각보다 깊은 자국으로 남는다. 그런 와중에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일상은 하루만 지나도 쉽게 잊힌다.

 

글을 쓰면 이런 감정을 느낀다. 글에 쓴 하나의 사건을 때로는 거대하게 확대시킬 수 있고, 때로는 조그맣게 축소시킬 수도 있다. 내 삶에 좀 더 가깝게 당길 수도 있고, 먼 곳으로 떠나보낼 수도 있다. 그러면 소소한 행복을 담은 추억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와 오래 기억에 남고, 화가 치밀어 올랐던 일이 내 곁에서 저 멀리 떨어져 굉장히 하찮은 일로 기억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크게, 어떨 때는 작게, 어떨 때는 평범하게 써내려간 글을 조금씩 모아 놓으면 마치 수많은 별이 모여 은하수를 이루듯 한편의 멋진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은하수를 쳐다보며 황홀경에 빠질 것이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가 우주에 있는 무수한 은하수 중 하나이며, 작가 스스로 누구나 하늘에 은하수를 새겨 넣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 책 읽고 공감과 위로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글을 우리 모두가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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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게임 - 유동성과 부의 재편
이낙원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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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게임 | 이낙원 | 고물가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법

 

우리가 흔히 인생이라는 게 힘든 일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 세상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기순환사이클이라고 하여 우리 경제는 회복 확장 후퇴 침체를 반복한다. 당연히 침체 다음에는 회복이다. 날씨의 흐름을 읽고 미리 김장을 준비하듯, 경제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미리미리 내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현직 외환딜러 이낙원 외환전문위원의 인플레이션 게임은 위아래로 출렁이는 유동성의 파도를 이해하고, 특히 인플레이션이라는 고물가 시대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법도 소개한다.

 

인플레이션 게임을 본격적으로 읽기 이전에 제일 뒷장부터 보길 추천한다. 책 뒤쪽에 <부록> 용어 해설이 있다. 책을 읽으면 인플레이션, 양적완화, 유동성, 기축통화 같은 용어가 끊임없이 나온다. 저자가 용어의 뜻을 친절하게 설명해두었다. 저자도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조금 무거워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머리말에서 밝힌다. 그렇기에 더욱더 기초적인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본격적인 내용에 접근해야 경제 흐름의 큰 그림이 눈에 보인다.

 

물가가 상승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는 인플레이션은 경제 교과서에만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정부는 재정정책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금리 인하를 위해 양적완화에 힘썼고, 그렇게 풀린 유동성은 실물자산시장으로 고스란히 유입되어 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이 모두 폭등하는 인플레이션 발생하였다. 거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는 더욱 악화하였다.

 

경제방송을 보면 금리 인상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만을 놓고, 주가는 어떻게 흐를지,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바뀔지, 어떤 섹터가 오르고 어떤 섹터가 내릴지, 유가는 어떻게 될지를 이야기한다. 그건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게임역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 혹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때마다 정부, 가게, 기업, 금융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럼 우리는 회복, 확장, 후퇴, 침체라는 경기순환사이클 중에 지금 어느 계절을 보내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방법이다. 인플레이션 게임에서는 헤지(Hedge) 자산을 보유하라고 말한다. 해지는 어떤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이와는 움직임이 반대되는 또 다른 거래 행위를 뜻한다. 헤지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은 아니다. 극심한 가격 변동에서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다. 변동은 최소화하면서 물가 상승분만큼은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게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다. 저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공급이 한정된 유한자산인 부동산과 주식을 대표로 꼽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 경제에 좌우된다. 그만큼 미국은 거대하다. 거친 파도 위에 돛단배가 아닌 거대한 유람선에 탑승해야 안전하다. 저자는 우리나라 주식보다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미국 대표 지수인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ETF(Exchange Trade Fund) 투자를 권한다. 다만, 매수·매도 시점에 따라 환차손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 달러 원 환율이 초장기 평균 환율 기준으로 너무 높지 않을 때가 매수 적기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실물자산 중 공급이 어렵고 희소성 높은 상품이 바로 부동산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저금리를 유지했을 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걸 우리는 기억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한다면, 수도권 도심 주택 수요는 탄탄하며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은 상승하리라 전망한다. 때가 되었을 때, 때가 왔는지 모르고, 때를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 자산의 가치는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 게임에서는 투자를 위한 준비와 조건을 미리 알려주기에 우리는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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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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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 고등학생 추천도서

 

프랑스 교육처럼은 프랑스 교육과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을 비교하고,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비법을 담은 책이다. 현재 프랑스 대사관 상무관실 직원으로 근무 중인 저자 이지현은 15살 당시에 예술 고등학교 진학을 실패하고, 혼자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가족도 지인도 없는 낯선 땅에서 맨몸으로 부딪혀보겠다는 결정이었다.

 

6개월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프랑스 국립고등학교 입학하고, 프랑스의 수능이라 불리는 바칼로레아에 합격하여 법대에 들어가고, 생모르 국립 음악원 플루트 클래스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훗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받았던 프랑스 교육을 떠올린다. 저자는 학창시절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직접 깨달은 셀프 교육법을 소개한다.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 도착하면 틀린그림찾기 하듯, 무엇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가장 먼저 파악한다. 만약 대한민국에는 있고, 프랑스에는 없다면, 프랑스에서는 그 무언가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에는 무엇이 없을까? 프랑스에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없고, 학생 번호가 없고, 정해진 교과서가 없고, 교무실이 없고, 남녀를 구분하여 평가하는 체육시간이 없다.

 

그 덕분에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고, 학생의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대물림하고, 학생은 그 교과서를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뿐, 수업 주제에 따라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골라 스스로 공부할 내용을 찾는다. 또한 남녀 구분 없이 온갖 체육활동을 경험하면서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체력을 키워나간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수업 시간에 맞춰 내가 직접 책을 찾고 선택한다는 점이었다. 저자가 말한 셀프 교육법,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교과서에 나온 똑같은 개념을 누가 입에 떠먹여주는 공부가 아니라 직접 파헤치고 고민하고 정리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야말로 진짜 공부라 말할 수 있다. 프랑스는 공부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지난날을 돌이켜봤을 때, 우리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는 이유는 오직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시험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하루 동안 진행되는 수능시험을 잘 봐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함이다. 그를 위해 수십 년을 고생하며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 수능을 잘 봤든 못 봤든, 일단 어느 대학에나 들어가고 나면 내 인생에서 수능은 완전 남일이 되어버린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는 프랑스의 수능시험이라 볼 수 있는 '바칼로레아'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다. 보통 하루에 한 과목씩 일주일간 치르는 바칼로레아는 논술형 시험과 구두시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20점 만점에서 전 과목의 평균이 10점 이상이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할 수 있다. 바칼로레아를 취득하면 누구나 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커트라인만 넘으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기에 오로지 내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 예로 소개한 바칼로레아 문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고등학생한테 저런 걸 묻는다고?' 지금 나보고 대답해 보라고 해도 좀처럼 입이 떼지지 않는 문제들이다. 다섯 가지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문제도 아니고, 단답형 주관식 문제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단 하나의 명확한 답이 존재하는 문제도 아니다. 암기 위주의 공부에 익숙해있는 우리로서 무척 낯선 문제 유형이다.

 

더 놀라운 점은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이 있는 날에는 프랑스 국민에게 철학 문제가 공개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프랑스 국민들은 올해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TV 방송에서는 각계각층 지식인들이 나와 올해 문제를 놓고 토론을 펼친다. 수능날만 지나면 평생 수능과는 무관한 삶을 사는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프랑스인들에게 바칼로레아는 단순히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깊숙이 박혀있는 커다란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꿔야 하는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는 200년 동안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더는 말하지 않겠다. 그런 와중에 어느 날 갑자기 프랑스처럼 수능을 치른다? 어마어마한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은 옳지만,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내 아이를 프랑스 교육방식처럼 키울 수 있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실천노트를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르게 하거나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정리해 보는 연습을 하고, 아이가 악기연주와 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하고, 엄마가 바라는 것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프랑스 유학을 떠나고 6개월 뒤에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우리나라로 귀국한다. 한국에서 3주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양손 가득 짐을 싸 들고 프랑스로 향하는 길에 워크맨으로 이승훈의 [비 오는 거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 순간 지난날 그리움과 고독함과 힘겨움이 떠오르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한다.

 

아무리 프랑스 교육이 남다르고 철학적이라 해도 수업에 임하는 학생의 노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맨몸으로 바닥부터 시작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그가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프랑스 교육처럼을 통해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하며, 그 모든 일은 교육 시스템과 학생의 부지런하고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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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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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나에게 묻고 내가 답하며 하루하루 일기쓰기

 

모두가 최고로 인정하는 배우 분들은 본인이 연기한 모습이 담긴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내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을 듣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내가 셀카를 잘 찍지 않는 이유는 내 얼굴을 보며 웃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내가 나를 대면한다는 게 참으로 어렵고 어색한 일이다.

 

그렇기에 나와 대면하고,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야 한다. 각자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글쓰기다. 내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 쓰기도 좋고,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스스로에게 다양한 물음을 던져보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그 질문이 평소 내가 생각해 보지 못한 분야라면 더욱더 좋다.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는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한 에세이 겸 일기장이다. 책의 왼쪽 장에는 지친 나를 위로해 주고,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만드는 저자의 짧은 에세이가 담겨있다. 오른쪽 장에는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평소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을 가볍게 툭툭 던지고, 그 질문에 직접 답변하면서 내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읽고 쓰기가 병행되어야 비로소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가 내 것이 된다. 그리하여 부끄럽지만, 내가 쓴 답변을 살짝 소개해 볼까 한다.

 

Q. 갑작스레 떠오르는 시구나 노랫말을 적어 보세요.

A.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에 길들여짐이지. 남들과 닮아 가는 동안 꿈은 우리 곁을 떠나네." (N.EX.T[영원히] 중에서)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내 삶을 만들어나갈 때, 지대한 영향을 준 노랫말입니다.

 

Q. 나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A. 처음 계획했던 일이 있는데, 그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누군가에게 방해를 받으면 화가 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 화를 잘 안 내는 편인데, 유일하게 화날 때입니다. 반성합니다.

 

Q.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일매일 했던 나만의 루틴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영어 공부까지는 아니고, 영어에게 노출되는 환경과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토익이나 영문법 영상이 아니라 정말 단순하게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대화하는 유튜브 영상을 매일매일 찾아보는 루틴을 만들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수험생 시절이었다. 무엇 하나 자신 있는 과목이 없었다. 그러니 도저히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그러니 수험공부하는 나 자신에게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 그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과감히 수능을 포기할 용기는 없었기에 수능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수험공부뿐이라고는 생각했다.

 

한참 흔들렸던 시절에 신해철을 만났고, 신해철 음악은 흔들리는 나를 바로잡아줬다. 그때 참 많이 들었던 음악 중 하나가 신해철 2<Myself>에 수록된 [나에게 쓰는 편지]였다. 앨범 제목 자체가 '나 자신(myself)'이었다. 그 역시 나에게 묻고 내가 답하는 방식으로 잃어버린 나를 만난다.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를 읽고, 동시에 신해철 음악을 들으며, 질문 하나하나에 답변해보는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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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방구석 시리즈 1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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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이서희 | 집에서 즐기는 명작 뮤지컬 OST와 인생명언

 

배우들의 연기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멋진 노래를 생생한 라이브로 듣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평생 뮤지컬을 한편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편만 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만 힘들 뿐이다. 영화나 콘서트나 연극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뮤지컬을 본 사람이라면 헤어나기 쉽지 않다. 그럼 또 다른 뮤지컬 관람을 위해 공연장을 찾는다. 하지만 티켓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럼 아쉽게라도 책으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방구석 뮤지컬은 책 제목 그대로 방구석에서 30편의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는 힐링 에세이 여행서다. 저자는 명작 뮤지컬 30편을 선정하고, 30편 뮤지컬의 내용을 간략하게 이야기한다. 뮤지컬에서 음악이 빠질 수 없다. 뮤지컬 주요 노래가사와 뮤지컬 모든 넘버까지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뮤지컬 자체의 간략한 배경지식과 함께 뮤지컬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상평도 남긴다.

 

뮤지컬은 배우들이 대화로 연기를 하다가 노래를 부르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로는 노래로 독백을 하거나 노래로 대화를 나눈다. 그렇기에 뮤지컬 넘버는 스토리텔링이 짙은 음악이다. 정말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는 한 편의 소설 혹은 시를 읽는 기분이 든다. 그 덕분에 뮤지컬 넘버의 노랫말만 읽어도 감동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인생명언으로 가득하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뜻이다. 이렇게 남이 본 뮤지컬 감상평과 뮤지컬 줄거리를 글로 읽어도, 직접 공연을 보는 것만 못하다. 마침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예전만큼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터라 전국 곳곳에서 뮤지컬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그럼 당장 공연 티켓을 예매해서 보러 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만, 30편의 공연을 지금 당장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위로하기 위해 방구석 뮤지컬은 깜짝 음악선물을 준비했다. 각 챕터별 마지막 장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하여 뮤지컬의 대표 넘버를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 실제 공연 영상도 있고, 영화로 만든 뮤지컬 영상도 있다. 영상을 보면 어떤 모습의 주인공이 어떤 분위기 속에서 어떤 느낌으로 노래하는지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설마 그분들이 뮤지컬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뮤지컬 결론이 궁금해서 이미 본 뮤지컬을 또 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미 결과를 알더라도 그 뮤지컬 자체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를 듣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 공연장을 향한다. 그렇기에 방구석 뮤지컬을 읽고 나면 이미 결과는 알더라도 진짜 눈앞에서 해당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뮤지컬을 보면 배우의 연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배우 연기에 빠지면 내가 뮤지컬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다. 그럼 내가 뮤지컬의 주인공이 되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때로는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뮤지컬을 보고 나서도 뮤지컬 OST를 찾아 들으면 당시 뮤지컬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또다시 뮤지컬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다. 만약 내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잊었다면, 좋은 뮤지컬 한편을 감상해 보길 권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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