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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장력 - 매일 쓰는 말과 글을 센스 있게 만드는 법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평점 :
어른의 문장력 | 김선영(글밥) | 방송작가 출신 글쓰기코치가 알려주는 센스있게 글 쓰는 법
글쓰기 책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글쓰기의 필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이런 책은 평소 글을 쓰지 않는 이들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다친 마음이 치유된다는 게 어떤 느낌이고, 처음 글쓰기에 임하는 처지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소개한다. 글쓰기가 막연한 이들의 두려움을 덜어주는 책이다. 그 책을 읽고 독자가 해야 할 일은 두말할 것도 없이 당장 나만의 글을 써보는 일이다.
두 번째는 글쓰기의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런 책은 평소 글을 쓰는데, 내가 쓴 글이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고, 좀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 책은 잘못된 문장의 예를 들어가며 글을 어떻게 매끄러워지고 깔끔하게 고치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글쓰기의 오답노트와 같은 책이다. 그 책을 읽고 독자가 해야 할 일은 방금 내가 쓴 글을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고치는 일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은 바로 두 번째 책이다.
베스트셀러 【어른의 문해력】의 저자 글밥 김선영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책 제목은 【어른의 문장력】이며, 앞서 이야기한 글쓰기 책 중에 두 번째 책에 해당한다. 저자는 13년 넘게 활동한 방송작가며, 구독자 약 4,700명을 보유한 브런치 작가다. 평생 글쓰기와 함께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며 글쓰기 코치로도 활약 중이다. 저자는 직접 글을 쓰고 남의 글도 고쳐가면서 어떻게 하면 2% 부족한 문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책에 담았다. 이제 우리는 글을 깔끔하고 호감가고 센스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흔히 우리는 나와 글쓰기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라면 손사래를 치고, 글이라는 걸 써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루에도 무수한 카톡을 주고받으며, 회사 업무차 메일을 쓰고, SNS에 들어가 댓글을 달고, 집에서 홀로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식당 리뷰나 책 서평을 쓴다. 그렇게 쓴 글을 다시 읽어봤을 때, 문득 내가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문장력을 키워야 한다. 글밥 김선영 작가는 정갈한 문장을 짓는 능력을 '어른의 문장력'이라고 칭했다.
어른의 문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3가지 요소가 있다. 읽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대화 목적', 내용의 수준과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타깃', 상대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를 갖춰 소통했을 때, 최적의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만약, 회사에서 기획서를 쓰는 데 애를 먹거나, 블로그 이웃의 포스팅에 댓글을 다는 데 주저하거나, 내가 쓴 카톡으로 오해를 산 경험이 있다면 바로 【어른의 문장력】이 읽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대문호 박경리, 조정래, 박완서 작가처럼 글을 쓰려는 부푼 꿈은 잠시 내려두자. 당장 우리 일상에서 쓰는 글부터 고쳐야 한다. 하루에도 무수히 글로 소통하는 공간이 바로 채팅방이다. 1대 1로도 소통하고, 그룹채팅방에서 다수와도 소통한다. 【어른의 문장력】에서는 특히 여러 사람과 소통할 때,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빼고, 전하는 메시지를 정갈하게 정리하고, 모호한 답변은 피하라고 강조한다. 말이면서도 글이기도 한 말글로 이루어진 실시간 소통이기에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
메일과 댓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일은 알리고 싶은 정보를 전하고, 알고 싶은 정보를 요구하는 소통이기에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특히 업무와 관련한 소통이기에 제목을 빠뜨리거나 엉뚱한 이메일 주소로 보내거나 첨부파일을 빠뜨리는 사소한 실수가 없어야 한다.
댓글은 상대의 말에 호응하는 소통이다. 이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았는지, 복사 붙여넣기로 단 댓글인지 글쓴이는 바로 안다. 상대 의도를 헤아리는 센스 있는 댓글은 무수한 댓글 중에서 나를 더욱 돋보이도록 만든다. 이처럼 【어른의 문장력】에는 매일 쓰는 말과 글을 센스 있게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어른의 문장력】에서 가장 주옥같은 내용은 각 장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습관들이기>라고 생각한다. 습관들이기에서는 내가 쓴 글을 올바로 퇴고하는 법을 다룬다. 불필요한 부사 빼기, '-적', '-화', '-성'으로 끝나는 한자어 표현 빼기, '~것'의 사용 줄이기, 피동형보다는 능동형으로 쓰기, 문장을 적절하게 끊어주기, 어려운 표현보다는 쉽고 부드러운 표현 쓰기, 두루뭉술한 표현보다는 구체적으로 쓰기 등 지금 당장 글을 고칠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나쁜 습관으로 계속 글을 써왔다면 잘못된 부분을 쉽게 고치기 어렵다. 나아가 잘못된 부분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습관을 들이기 이전에는 평소대로 글을 쓰고 난 다음, 【어른의 문장력】에서 알려주는 방식대로 글을 고치는 게 좋다. 저자는 글을 고칠 때, PC로 보면서 고치고, 종이에 인쇄해서 출력한 글을 보며 고치고, 적절한 시간의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고치는 방식도 소개한다.
우리는 때론 "ㅋㅋㅋ", "ㅎㄷㄷ", "ㅡㅡ;;"처럼 말 같지 않은 말로 오해를 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ㅋㅋㅋ"와 "ㅋ"의 차이를 누군가는 별 신경 쓰지 않고, 누군가는 하늘과 땅 차이로 느끼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말과 글에서는 소통의 오류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바이든"과 "날리면"을 구분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오류는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말은 한번 뱉으면 끝이지만, 그나마 글은 다시 고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어른의 문장력】은 우리가 좀 더 어른답게 글 쓰는데 좋은 습관을 들이게 해줄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