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생각의 가벼움
박중현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을 수 없는 생각의 가벼움 | 삐딱하게 바라본 모순된 세상 이야기 | 박중현

 

글로벌 리더를 위한 암호, 한국인을 위한 영자신문 읽기의 저자 박중현은 그의 신간 참을 수 없는 생각의 가벼움을 통해 소셜 에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였다. 흔히 에세이라고 하면 본인이 겪은 소소한 일상이나 평소 느꼈던 감정을 풀어낸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에세이 앞에 '사회의, 사회적인'이란 뜻의 'Social'을 붙였다. 이는 우리 사회의 다채로운 모습과 함께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이라는 걸 의미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모순을 짚어냄과 동시에 좀 더 넓은 생각을 유도하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말과 행동의 앞뒤가 일치하지 않을 때, 창과 방패를 뜻하는 모순[]이라는 말을 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언론의 자유를 존중한다면서 가짜뉴스라는 사실 여부를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고 모순적이라고 말한다.

 

별다른 생각 없이 세상을 보면 세상은 마냥 좋아 보이고 잔잔한 강물처럼 순리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꼬아서 생각해보면 모순된 세상이 보인다.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을 발견하는 일이 그리 가벼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그런 무거운 이야기를 에세이라는 형태를 통해 좀 더 가볍게 전달하려고 애썼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고작 한 학기 배웠던 C언어를 요즘에는 어린 친구들이 배우고 있단다. 심지어 직접 코딩까지 하고 조그마한 로봇을 가지고 대회도 한다. 정치인들은 부자들을 악마화 하지만, 젊은 세대는 부자들이 쓴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그들처럼 되고 싶어한다. 검사들이 가정집에 쳐들어가 압수 수색할 때, 중국집 배달원을 붙잡고 뭐 시켜 먹었냐며 히히덕 거리던 기자들이 누구 앞에서는 물어야 할 질문조차 안 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전후 이야기를 이어서 보면 이상한 모습이 한둘이 아니다. 참을 수 없는 생각의 가벼움에서도 비슷한 시선으로 융합형 인재, 남녀평등, K-Pop, 채식주의, 페미니즘, 공평과 공정, 가차 저널리즘 등을 다룬다. 저자가 해당 이슈를 가지고 남다른 시선으로 읽어보려고 노력했기에 저자 생각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는 책 뒷부분에 내가 아직 모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답이 없는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섹시한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쓸데없는 생각이 오늘날 우리 주변의 쓸모있는 것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내가 모르고 있던 달 반대편의 세상을 만나볼 수 있고, 기존과는 다르게 생각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명대사인 "그런데 말입니다." 이 말이 들리면 귀가 쫑긋해진다. 지금까지 앞에서 했던 말들은 다 필요 없고, 이제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사고를 놓고 "정말?", "진짜?"라며 삐딱하게 봤을 때, 비로소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가 실타래 풀리듯 해결된다. 의심하고 다르게 생각해보는 일이 이토록 중요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는 전공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정체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독특한 시각으로 삐딱하게 생각했을 때, 이 세상에 신선한 화두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을 수 없는 세상의 가벼움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참고 넘어가기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이야기를 삐딱하게 풀어낸 책이다. 표지에 있는 귀여운 고양이 보고 속지 말기를. 이 책은 가볍지 않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