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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21년 11월
평점 :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 아쿠쓰 다카시 | 독서만을 위한 후즈쿠에(FUZKUE) 사용설명서
독서가 취미였던 아쿠쓰 다카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마침 금융기관 영업부서에서 일하다가 3년 정도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오직 책 읽는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책 읽는 가게 “후즈쿠에(FUZUKUE)”를 오픈했다.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는 “후즈쿠에”가 어떻게 탄생하였고,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후즈쿠에”는 책을 실컷 읽으러 벼르고 오신 분이 행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에는 “후즈쿠에”에 방문한 손님들을 위한 20쪽 가량의 안내문이 그대로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머물려면 명료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는 주인장의 운영철학이 느껴지는 안내문이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곳이라서 그런지 때로는 엄한 규율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일행끼리의 대화는 엄격히 금지하고,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키보드나 마우스를 클릭하는 행위도 금지되어 있고, 펜을 쓸 때도 ‘딸깍’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눌러야 하며, 책상에 펜을 놓을 때도 조심스럽게 놓아달라는 부탁이 안내문에 담겨 있을 정도다. 당연히 “후즈쿠에” 안에서는 금연이다.
너무 가게 운영을 빡빡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지킬 것만 지킨다면 책을 읽기에는 최적의 공간이다.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마음껏 머물 수 있으며, 혼자 와서 독서뿐 아니라 그림그리기, 뜨개질하기, 사색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누릴 수 있다. 디저트와 음료, 맥주까지 준비되어 있으며, 휴대폰도 맡겨 놓을 수 있으며, 원하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면 주인장이 대신 알람역할도 해준다.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단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없다. 연기자가 가수로도 활동한다. 야구 보러 가서 치맥도 먹는다. 운전하면서 오디오 북을 듣는다. 입 가리는 마스크에 패션을 가미한다. 이렇듯 무엇 하나만 하기에는 아쉬워 이런 저런 일을 함께 한다. 멀티플레이가 때로는 효율적이고 재밌지만,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다.
“부디 이곳에서 알찬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후즈쿠에 운영자 아쿠쓰 다카시가 손님에게 전하는 부탁이자 바람이다. 오직 책 읽는 이들만을 위해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들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에 가게 된다면, 후즈쿠에에 방문하여 홀로 마음 편히 책 한 권 읽고 와야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