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포식자들 | 장지웅 | 결국 원하는 게 돈 아니야?

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0월

금융시장의 포식자들 | 장지웅 | 결국 원하는 게 돈 아니야?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은 굉장히 불편한 책이다. 장지웅 작가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불편하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거기서 느끼는 불편함이란 현재 금융시장에서 내 위치를 직면하고, 내가 투자하여 얻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선명하게 나타나면서 오는 불편함이다. “결국 원하는 게 돈 아니야? 어디서 위선자인 척이야?”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을 읽는 내내 이런 말을 끊임없이 듣는 기분이다.

금융시장은 도박장과 같다. 금융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다. ‘돈’을 벌기 위함이다. 금융시장에 돈을 쟁취하기 위한 동물들이 모이는데, 그중에서 남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있고, 남에게 잡아먹히는 피식자가 있다. 대체로 피식자는 우리 개인이고, 포식자는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에 따르면 대기업, 기관, 글로벌 기업,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때문에 교도소에 다녀와도,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도, 이재용이 싫고 미워 삼성 주식을 팔아버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삼성만 그런 것이 아니라 조세 포탈, 증여세 포탈, 비자금 차명재산 등으로 죄짓지 않은 기업 총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그 총수의 기업이 우리나라 코스피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을 읽으며 내내 불편했던 이유다. 이런 문제를 선악의 잣대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물건을 써야 하고, 때로는 그 기업과 나라에 내 돈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들이 싫고 나빠서 은행에만 내 돈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금융권이 무조건 선이라고 볼 수도 없지 않은가.

최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라고 하여, 기업에게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할 기업은 없다. 기업의 가장 큰 죄는 부도덕이 아니라 이윤을 못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식자들의 목적은 돈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기업을 선과 악이 아닌, 단순히 내 돈을 불려줄 수 있는지 없는지만을 놓고 보자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은 대기업, 기관, 글로벌 기업, 일본과 중국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는 책이 아니라,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수를 미리 읽어 금융시장의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는 생존비법이 담겨있다.

12간지 이야기를 알 것이다. 열두 동물이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쥐가 소의 등에 올라타 결승점을 통과하여 1등 했다는 이야기다. 2등은 소였고, 3등은 호랑이였다. 【금융시장의 포식자들】 표지에는 호랑이 그림이 있다. 호랑이는 포식자를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소의 등에 올라타 호랑이를 이겨 불마켓(BULLMARKET : 상승장)을 이루어야 할 차례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