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노는 친일파를 낳고, 친일파는 탐관오리를 낳고, 탐관오리는 악덕기업인을 낳고, 악덕기업은 현을 낳고.....
동학군은 애국투사를 낳고, 애국투사는 수위를 낳고, 수위는 도배장이를 낳고, 도배장이는 남상이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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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쓰레기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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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진의 소설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의 소설은 특이하면서도 독특한 재미를 준다. 이 책은 6.25전쟁 당시 참전한 중국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국인이 쓴 한국전쟁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읽었던 한국전쟁과는 사뭇 달랐다. 주인공 유유안의 입을 통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한국전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했다.

 

다 알고 있듯 한국전쟁은 민족상잔의 비극이었고, 그 비극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렇게 우리 문제로만 인식했던 한국전쟁.. 그러나 그 전쟁의 상처는 우리 뿐 만 아니라 전쟁에 참전한 다른 나라 군인들과 그의 가족들까지 겪고 있는 문제였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싸우지 않고 적군의 포로가 되었다는 것...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와 제주도에서 포로생활을 했던 이들 중국군의 죄목이다. 그들은 이 죄목으로 인해 쓰레기 취급을 받았고, 이들을 통틀어 "전쟁 쓰레기"라 부른다.

그렇다면, 이들을 전쟁 쓰레기라 몰아무칠 만큼 중국공산당은 당당하고 떳떳한가? 국민당을 몰아내고 집권한 공산당은, 총 쏘는 방법, 체계가 잡히지 않은 군대를 의복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채 전쟁터로 보냈다. 전쟁 경험이 없는 지휘관들의 무능함과, 적진의 상태를 모른채 엉뚱한 명령만 내린 본국 당원들이 엄청난 숫자의 전쟁 포로들을 양상 시키는데 가장 큰 역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은 어느새 남의 나라 전쟁이 아닌 중국군들 사이에 이념전쟁으로 변해있었다. 포로수용소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은 끊임없이 부딪혔고,때로는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잔인한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이념은 맹목적인 충성을 요구하는 종교며, 자신과 가족의 목숨이기도 했다.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포로송환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의 충돌은 극심해진다. 전쟁포로가 본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무모한 사건을 일으키곤 했다. 적군의 포로가 되었지만, 적에게 항복한것이 아니라 끝까지 투쟁했다는 것을 당에게 증명해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닥쳐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본국송환을 거부한 채 타이완이나 제 3국을 결정하는 포로들도 있었다. 특히 본국을 거부한 포로들이 90%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본국을 택한 포로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본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때문이었다. 주인공 유유안 역시 홀어머니와 약혼녀 때문에 본국행을 택한다.

 

역사는 공산주의들이 늘 자기편보다는 적들에게 더 관대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소. 여러분은 그들의 중요한 적이 되어야만 품위있게 살아남을 수 있고. (중략) 이 수용소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이상 여러분은 공산주의자들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소. 왜냐하면 그들은 여러분이 중국을 치욕스럽게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오. (중략) 여러분은 항의하며 그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저는 언제나 조국에 충성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말할 거요 '그렇다면 너는 왜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느냐"

 

이 책을 읽으면서 국민당파 대장이었던 한슈의 말이 진실이 아니길 바랬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었고, 포로들이 왜 그토록 극단적인 행동과 두려움을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은 사람의 심장을 빼앗아가고 영혼을 갈아먹었으며, 인간성을 말살시켰을 뿐 만 아니라  광기어린 독기만 남겨주었다.

 

유유안 눈에 비친 전쟁포로들은 본국에서도 한국에서 그리고 타이완에서도 완벽하게 환영받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이 점은 포로송환문제를 협상하는 자리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과 중국은 포로송환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먼저 협상하자는 미국의 제의에 반대하고 영토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선택했다. 중국이 포로들의 귀환을 요구한 이유는 오직 명예때문이었다. 수많은 포로가 발생한것도 수치인데, 그 포로들이 타이완을 선택한것은 중국으로서는 참기 힘든 모욕이었다. 한국민 역시 부족한 물자덕에 인근마을에 와서 먹을것을 가져가는 중국군을 반기지 않았다. 타이완이 포로들을 데려가려는 이유역시 순수한 마음은 아니었다. 군전력상의 문제로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문제가 아니었다면 타이완 역시 조금은 다른 태도를 취하지 않았을까?

 

포로들은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갔다. 본국으로 돌아온 유유안과 그의 동료 창밍,샨민, 차오린 그리고 지도자인 페이샨의 결말은 씁쓸했다. 특히 포로생활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공산당활동을 했던 챵밍과 페이샨의 결말은 조국에 충성한 자들에 대한 보상이 결국 이것인가? 충격이었다. 이념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삶과 목숨을 맘대로 한다는 문제를 공산당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유유안의 말이 그대로 딱 들어맞았다. 

 

그들은 이념을 지키기 위해 편한곳, 성공할 수 있는 곳을 버리고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것만 그들을 기다린건 배신자란 딱지 뿐 이었다. 이들중 가장 행복한 삶을 산 유유안 역시 인생의 후회가 없는건 아니었다. 그토록 보고팠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약혼녀 역시 그의 곁을 떠난 것이다. 이후 새로운 사람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지만, 타이완으로 건너가 큰 부자로 성공한 같은 포로수용소 출신 바이다지완의 고향방문 뉴스를 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고향마을에 초등학교를 세웠다는 이유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본국송환을 거부했던 대다수 사람들은 타이완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에 은퇴하고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융슝한 대접을 받으며 돌아왔다. 과거 전쟁포로들에게 배신자, 전쟁쓰레기라며 욕했던 사람들이 이젠 그들을 뜨거운 동포애로 맞아들이는 것이다.

 

1980년 전쟁포로들이 복권될때까지 27년동안 전쟁포로 뿐 만 아니라 그 자녀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쓰레기 인생이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진 셈이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반역이란 제목도 배신자란 제목도 다 용서가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공산당이념을 종교처럼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믿고 복종했던 페이샨과 같은 사람은 대체 뭔가? 이념앞에서 사람의 목숨은 닳으면 새로 바꿔끼는 부속품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 모른채 끝까지 조국을 선택한 그들의 선택이 눈물나게 미련해보였고,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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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양장) -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혼마 야스코 지음, 이훈 옮김 / 역사공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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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독서클럽의 첫 번째 도서로 권비영씨의 "덕혜옹주"가 선정되었다. 얼마전에 읽은 책이긴 한데, 주제발표자로 정해지고 나니, 덕혜옹주에 대해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덕혜옹주에 관한 다른 책들을 검색하다 작가가 덕혜옹주를 쓰면서 많이 참고했다는 혼마 야스코가 쓴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 덕혜옹주"를 읽게 되었다. 소설 "덕혜옹주"를 읽었다면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룬 혼마 야스코의 "덕혜옹주"도 읽어보길 권한다.

 

소설 덕혜옹주를 읽을때만 해도 왜 이 책이 인기가 있는 걸까?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혼마 야스코의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동안 잊혀졌던 덕혜옹주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와서 우리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전문가적인 답을 얻고 싶어 인터넷을 검색해봤지만 속시원한 답은 얻지 못했다. 다만 최근에 사극을 보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선덕여왕, 미실, 김만덕, 정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등이 그 주인공이다. 덕혜옹주도 그런 맥락으로 보는 견해가 있을 뿐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인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잘 맞아 떨어졌고, 덕혜옹주의 삶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하고 불행했던 우리 민족의 삶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기에 그녀에 대한 동정여론도 함께 작용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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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소설 덕혜옹주는 그동안 우리가 관심 갖지 않았던 구한말 조선왕실의 삶을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동시에 덕혜옹주란 인물을 모르고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덕혜옹주의 존재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렇다면 혼마 야스코의 덕혜옹주는 어떨까?

 

우선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옹주의 남편 소 다케유키에 관한 기록이다. 다케유키에 대한 왕실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는 죽기 몇 년 전 낙선재로 옹주를 찾아왔었다고 한다. 그러나 옹주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책에는 다케유키가 옹주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많이 등장한다. 그 이유로 그가 남긴 시를 예로 들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은 혼마 야스코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다케유키는 단 한번도 아내와 딸 마사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들에 대한 다케유키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가 남긴 시와 그림이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정말로 다케유키가 옹주를 진심으로 사랑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왜 그녀는 남편과의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행한 결말을 맞았을까?  비록 일본에 대한 저주와 원망이 가득했다고 하지만, 그 부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남편이었다면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비참한 결말은 오지 않았어야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든다.

 

다케유키는 굉장한 미남자에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였다. 두 권의 덕혜옹주를 읽어보면 그는 성품과 인격적인 면에서도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던 부인과 이혼후 바로 그 해에 재혼을 한 다케유키를 보면서 정말 사랑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덕혜에 대한 다케유키의 마음은 사랑보다는 연민의 정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익을 위해서 하게 된 결혼생활, 갈수록 심해져가는 정신분열증 때문에 제대로 된 가정생활을 할 수 없었던 덕혜와의 결혼생활이 다케유키에게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케유키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달리 생각해보면 그 역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점점 심해가는 정신분열증을 단 한번도 치료하지 않았고 의사에게 보인적이 없다는 다케유키.. 자신의 치부가 될 수 있고, 정신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좋았던 시절에 그는 어찌보면 부인의 병을 방치한거라고 볼 수 있다. 후에 그가 남긴 시들.. 아내를 사랑한다는 구절, 버림받은 남편을 언급한 구절등은 지난 세월을 돌이켜볼 때 회한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던 만큼 감상에 젖여 적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 구절등으로 덕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두 사람이 사랑했지만 결혼생활은 불행했다고 결론짓는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 하나 왜 다른 왕족들에 비해 덕혜옹주에게 더 가혹한 일들이 많았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을 통해서 다소나마 얻을 수 있다.  덕혜옹주는 왕실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였다. 존재감이 사라진 왕실이었지만, 덕혜옹주에 대한 백성들의 사랑은 대단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아버지 고종까지 잃고 난 그녀에 대한 백성들의 마음은 남달랐다. 일본은 이 점을 가장 두려워했다. 그녀에 대한 동정여론이 반일운동으로 나타나는게 아닐까란 점이 일본이 그녀에게 가혹했던 이유였다. 또한 그녀가 여자란 이유도 한 몫했을거란 개인적인 생각도 든다.

 

내성적인 성격에 온실속에 화초처럼 귀하게만 자라온 옹주에게 고종과 순종, 그리고 어머니 양귀인의 연이은 죽음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특히 어머니 양귀인의 장례에 행해졌던 일본인의 행동은 만행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그녀의 정신병은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개인적인 절망감과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략한 고뇌가 합쳐져 생긴 병이라고 생각된다. 또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침묵으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던 옹주의 소극적인 방식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본에 함께 있었던 이은과 이방자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 두사람이 옹주에게 큰 힘이 되지 못했다고 혼마야스코는 적고 있다. 10살 나이에 일본으로 간 이은은 이방자 여사와의 결혼생활과 일본 생활에 잘 적응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많이 의지하기까지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피를 나눈 형제지만, 오랜세월 다른 환경에서 생활한 남매 사이에 특별한 정은 없었던듯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덕혜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면 그와같이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일본인이 쓴 책이라 어떤 식으로 썼을까? 궁금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던것도 사실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혼마야스코는 상당히 객관적으로 잘 서술했다. 물론 남편 소다케유키에 관한 부분에 의문점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그녀가 덕혜옹주의 삶을 알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잊혀졌던 황녀.. 덕혜의 존재를 가장 먼저 알린 일본인.. 그녀의 책을 통해서 우린 황녀 덕혜이기전에 한 여자로서,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서 덕혜의 고뇌와 아픔을 알 수 있었다.

소설"덕혜옹주"가 문제집이라면  혼마야스코의 "덕혜옹주"는 해답집 같은 느낌이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덕혜옹주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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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 로드 - 3천 년을 살아남은 기묘한 음식,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이욱정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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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에 KBS다큐멘타리로 제작되어 큰 호응을 얻었던 누들로드가 드디어 책으로 발간되었다.  
우리가 좋아하고 즐거먹는 국수이야기이라는데.. 국수이야기에 뭐 그리 특별할것이 있어 다큐까지 제작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영국에 다큐촬영차갔다가 너무 배가고파  음식점을 찾아헤맬때 우연히 발견하게 된 누들바.. 사람들로 붐비는 누들바를 보고 PD는 신선한 충격과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동양에서나 볼 법한 음식, 그리고 지극히 동양적인 분위기의 식당..  유럽사람들이 이처럼 면요리를 좋아하다니... 여기서부터 시작된 궁금증이 "그럼 과연 국수는 언제 생겼을까? 누가 처음 먹었을까?"로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명품 다큐멘터리 "누들로드"가 탄생했다.

 

과연 국수를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에 대한 답을 얻는건 결코 쉽지 않았다.  BBC뉴스기사중에 나왔던 "중국 칭하이성 황허 유역의 라자 유적에서 인류 최초의 국수가 발견 되었다"는 반가운 뉴스 하나 믿고 중국으로 출발한 일행은 최초의 국수를 보지 못하고 또 다른 곳을 향하여 발길을 돌렸다. 무식할정도로 도전한 노력덕에 드디어 최초로 국수를 먹었다고 추정되는 미라를 만나게 된다.

 

신장은 중국에 점령당한 지 250여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중국과 섞이지 않고 있는 지역이다. 그들만의 언어와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하는 신장. 이 곳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 찾아헤맨 인류 최초로 면요리를 먹었다는 미라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동양인, 특별히 중국인일거란 기대와 달리 그들은 유럽인종이었다. 학자들은 그들을 우크라이나 초원이나 시베리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4,000여년전 그들은 밀을 가지고 이 곳 신장으로 왔고, 2,500여년전에 화염산에서 면요리를 해먹은게 그 시초라고 한다. 당시 그들이 가져왔다는 밀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가까웠던 곳의 밀이라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가 확인한 바 인류 최초의 면요리는 신장에서 출발했고, 국수요리가 화려하게 변화한것도 중국 신장이었다. 국수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의 사회상덕분이었다. 산장은 지금도 이 곳이 과연 아시아일까? 중국일까? 싶을 만큼 외국인들이 많고 순수한 산장사람이라하더라도 동양인처럼 보이진 않는다. 무역이 발달했고 그 만큼 사람들의 수요가 대단히 많았던 신장에서 국수는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최상의 음식이었고, 고급 음식이었다.

 

면요리는 여러나라로 옮겨가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요리방법으로 새로운 맛의 국수 요리로 변해갔고, 국수한그릇에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 지리, 환경 그리고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의미있는 음식이 되었다.

 

국수요리가 요즘시대 우리가 즐겨먹는 햄버거와 같이 인스턴트 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니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밀이 귀했던 만큼 국수요리는 상당히 고급요리이며, 굉장히 고가의 요리로 부유층에서 즐겨먹었다고 한다. 면요리를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었던 곳에서 생겨난것이, 바로 쌀국수이며, 소바이다.  면을 요리해 먹는 방법은 달라도 그 면을 뽑는 방법은 신기할 만큼 나라마다 닮은 모습이었다. 중국에서 꽃피우기 시작한 국수요리는 아시아를 거쳐 유럽에까지 넘어가게 된 것이다. 유럽의 파스타요리를 중국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유럽에 부는 누들바람은 분명 아시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국수 요리는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식 라면을 개발한 일본의 닛산식품이 우주인들을 위한 4가지 맛의 라면을 개발한 것이다. 2,500년전 시작된 국수는 그 길이만큼이나 긴 생명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다른 변화를 위해 아직도 진행중이다.

 

KBS인사이드 아시아 다큐를 책으로 읽는게 이번이 세 번째인것 같다. 읽을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 작품을 만드는 분들의 노력과 수고가 대단함을 넘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방에서 이처럼 편하게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축복이다. 얼마전에 읽은 차마고도에서 느꼈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재미있고, 흥미있는 책을 볼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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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출수록 늘어나는 허물 거짓말 - 행동교정 2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7
윤희정 지음, 김미정 그림 / 소담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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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가 진짜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평범한 초등학교 소년이 되어 한국의 어느 학교로 전학 온 피노키오.. 잠잠하던 학교생활은 의학계에 보고 된 적 없는 피노키오 바이러스가 생기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평생 거짓말을 한번도 안해 본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심심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고, 혼날까봐 무서워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때로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우선 당장 이 상황을 모면하는데 급급해서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생각 하지 않고 하는 거짓말들.. 이런 거짓말이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더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을 골려주는게 재미있어서 "늑대가 나타났어요"를 외치던 거짓말의 대명사 양치기 소년이 그 좋은 예이다.

 

이 책에서는 갖가지 이유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짓말 하는 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고 너무나 익숙하다. 우리도 이미 한번쯤은 해봤을 거짓말, 지금도 하고 있는 거짓말 이기 때문이다.

 

은상 받은 아들을 금상받았다고 자랑하는 엄마, 반평균보다 낮게 나온 점수를 고쳐서 엄마를 속인 준우, 사람들 속이는게 재미있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해대는 재민, 가난한 집안 환경이 부끄러워 잘 사는 이모집을 자기 집처럼 거짓말 하고 방학숙제까지 거짓말로 해내는 혜민, 반 대항 피구대회에서 분위기에 휩쓸여 공이 몸에 맞았는데 맞지않았다고 주장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대수, 일하시는 부모님때문에 늘 혼자 지내는 외로움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거짓말을 하던 여진, 공부도 잘하고 재주도 많은 친구를 시기하다 우연히 거짓말을 하게 된 경진, 전시회 입장료 값을 적게 내기 위해 초등학생 자녀를 유치원생으로 둔갑시킨 세탁소집 아저씨..

 

거짓말 이후 갑자기 이상한 증세가 나타났다. 갑자기 코가 커지는 것이다. 세탁소 아저씨 같은 경우에는 거짓말을 할때마다 방귀가 나왔고, 경진이는 거울에 미친 자신의 얼굴이 마녀얼굴처럼 보여서 괴로워했다. 피노키오는 이것이 "피노키오 바이러스"라고 했다. 불쑥하게 된 거짓말로 인해 마음의 큰 돌을 얹고 지내는것처럼 답답해하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또 남들도 자기처럼 거짓말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의 병까지 생기게 되었다. 어떻게하면 다시 그 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말 못 할 고민에 빠져있을때 피노키오가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 용기를 내서 진실을 말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사실을 고백한다는게 쉽지 않았지만, 그들은 용기를 내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얼굴또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거짓말은 결국 자기의 양심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자기 자신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은 어린이 용이다 보니 책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페이지가 있다. 첫번째는 그동안 누가 볼까봐 거짓말로 일기를 썼던 경험이 있는 친구들에게 솔직한 일기를 써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눈을 감고 생각한 후 누군가를 의식해서 과장되고 거짓된 내용을 적었다면 그 내용과 왜 그렇게 적게 되었는지 솔직한 속마음을 적어보는 것이다. 또하나는 나의 거짓말 지수 테스트란 페이지가 있다. 총 10문항에 답을 체크하면 개수에 따라 거짓말 지수가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은 인격적으로 아직 성숙한 단계가 아니기때문에 부모님의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바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여 자녀의 거짓말을 눈치챘다면,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는게 좋을것 같다.

이미 겁에 질려있는 아이를 크게 혼내거나 윽박지르면 아이는 이후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고 다시는 그런일을 하지 않을것이다. 또 너무 아무일없이 대하면 자기가 한 일이 잘못된 일이지 모른채 또 반복할 수도 있다.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나는 어떤 식으로 아이를 훈육해야 할까?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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