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들 로드 - 3천 년을 살아남은 기묘한 음식,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이욱정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KBS다큐멘타리로 제작되어 큰 호응을 얻었던 누들로드가 드디어 책으로 발간되었다.  
우리가 좋아하고 즐거먹는 국수이야기이라는데.. 국수이야기에 뭐 그리 특별할것이 있어 다큐까지 제작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영국에 다큐촬영차갔다가 너무 배가고파  음식점을 찾아헤맬때 우연히 발견하게 된 누들바.. 사람들로 붐비는 누들바를 보고 PD는 신선한 충격과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동양에서나 볼 법한 음식, 그리고 지극히 동양적인 분위기의 식당..  유럽사람들이 이처럼 면요리를 좋아하다니... 여기서부터 시작된 궁금증이 "그럼 과연 국수는 언제 생겼을까? 누가 처음 먹었을까?"로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명품 다큐멘터리 "누들로드"가 탄생했다.

 

과연 국수를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에 대한 답을 얻는건 결코 쉽지 않았다.  BBC뉴스기사중에 나왔던 "중국 칭하이성 황허 유역의 라자 유적에서 인류 최초의 국수가 발견 되었다"는 반가운 뉴스 하나 믿고 중국으로 출발한 일행은 최초의 국수를 보지 못하고 또 다른 곳을 향하여 발길을 돌렸다. 무식할정도로 도전한 노력덕에 드디어 최초로 국수를 먹었다고 추정되는 미라를 만나게 된다.

 

신장은 중국에 점령당한 지 250여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중국과 섞이지 않고 있는 지역이다. 그들만의 언어와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하는 신장. 이 곳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 찾아헤맨 인류 최초로 면요리를 먹었다는 미라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동양인, 특별히 중국인일거란 기대와 달리 그들은 유럽인종이었다. 학자들은 그들을 우크라이나 초원이나 시베리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4,000여년전 그들은 밀을 가지고 이 곳 신장으로 왔고, 2,500여년전에 화염산에서 면요리를 해먹은게 그 시초라고 한다. 당시 그들이 가져왔다는 밀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가까웠던 곳의 밀이라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가 확인한 바 인류 최초의 면요리는 신장에서 출발했고, 국수요리가 화려하게 변화한것도 중국 신장이었다. 국수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의 사회상덕분이었다. 산장은 지금도 이 곳이 과연 아시아일까? 중국일까? 싶을 만큼 외국인들이 많고 순수한 산장사람이라하더라도 동양인처럼 보이진 않는다. 무역이 발달했고 그 만큼 사람들의 수요가 대단히 많았던 신장에서 국수는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최상의 음식이었고, 고급 음식이었다.

 

면요리는 여러나라로 옮겨가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요리방법으로 새로운 맛의 국수 요리로 변해갔고, 국수한그릇에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 지리, 환경 그리고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의미있는 음식이 되었다.

 

국수요리가 요즘시대 우리가 즐겨먹는 햄버거와 같이 인스턴트 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니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밀이 귀했던 만큼 국수요리는 상당히 고급요리이며, 굉장히 고가의 요리로 부유층에서 즐겨먹었다고 한다. 면요리를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었던 곳에서 생겨난것이, 바로 쌀국수이며, 소바이다.  면을 요리해 먹는 방법은 달라도 그 면을 뽑는 방법은 신기할 만큼 나라마다 닮은 모습이었다. 중국에서 꽃피우기 시작한 국수요리는 아시아를 거쳐 유럽에까지 넘어가게 된 것이다. 유럽의 파스타요리를 중국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유럽에 부는 누들바람은 분명 아시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국수 요리는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식 라면을 개발한 일본의 닛산식품이 우주인들을 위한 4가지 맛의 라면을 개발한 것이다. 2,500년전 시작된 국수는 그 길이만큼이나 긴 생명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다른 변화를 위해 아직도 진행중이다.

 

KBS인사이드 아시아 다큐를 책으로 읽는게 이번이 세 번째인것 같다. 읽을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 작품을 만드는 분들의 노력과 수고가 대단함을 넘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방에서 이처럼 편하게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축복이다. 얼마전에 읽은 차마고도에서 느꼈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재미있고, 흥미있는 책을 볼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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