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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아내 - 조창인
가시고기를 펑펑 울며 봤던 독자라면 조창인이라는 작가의 이름만 가지고도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까. 나역시..책을 읽기 전부터 이번에는 조창인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감동을 줄까 기대하게 되
었다. 아내. 이름말고 자신을 뜻하는 호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늘어나는 거 같다. 20대 중
반으로 접어들면서 누군가의 아내라는 호칭을 얻어고,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호칭도 얻었으며 누구누
구의 며느리라는 호칭도 얻었다. 무엇하나 수월한 호칭이 없다. 모두다 버겁다 느낄만큼 어려운 호
칭이다.
어린 시절부터 큰 의지가 되었고 자신 앞에 밝게 웃어주던 찬우를 사랑하게 된 상희. 결국 그의 아
내라는 호칭을 얻고 아내로서 모질고도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고 힘겨움이 고스란히 힘겨움
뿐이었을까.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힘겨움이었으리라.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하는 고통이니..
하지만 주고받는 마음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고 알려주듯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고 나온다. 이렇다
저렇다 감정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모진말 툭툭 던지는 남편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속으
로 아프고 곪아온 그녀가 안쓰럽다 못해 성질이 다 난다. 왜 조금도 약지 못해서 저렇게 답답하게
살까. 주기만 하는 사랑은 주는만큼 고통스러운 법인데..그녀의 바보같은 사랑법이 전혀 이해못할
사랑은 아니지만 그래도...그래도...하는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다.
책을 읽으며 찬우에게 느꼈던 분노. 혼자 욕하고 책 팍 덮으며 성질내던 순간의 내가 보인다. 아줌
마가 된 지금은 예전과는 틀리게 드라마나 소설 등 꾸며놓은 이야기를 보면서도 마치 내가 겪은 일
인양, 마치 내 소중한 이가 겪은 일인양 분개하고 욕하고 같이 울고,,,감정이 풍부해지는 건지 격해
지는 나를 종종 만난다. 왜 이러지..그냥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잖아 하면서도,,,
자신의 두 신장중 더 나으 오른쪽 신장을 그에게 주면서도 오히려 그가 사실을 알고 받지 않으려할
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희의 모습이 새삼 우러러진다. 그런 사랑을 주면서 살아야지. 그러다가 내 모
습이 객관적으로 봐지는 순간 난 무지 잘못하고 있구나,,좋은말 따뜻한말로 주진 못할망정 뭐라뭐라
잔소리하는 내 모습이 더 많이 보여지는건....어김없이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내가
반성된다. 집에 돌아오면 웃는 얼굴로 사랑한다고 한번 말해야지 ^^
"함께 웃었던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함께 울었던 사람은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다."